한국, 목표치 채워 숨고르기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 조선업계가 10월 선박 수주부문에서 연간 최저치를 기록하며 월간 수주량 1위 자리를 중국에 빼앗겼다. 이미 영업 목표량의 상당부문을 채운 국내 조선사들이 내년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신규 수주량이 급감한 탓이다.
다만 올해 누적 수주량 기준으로는 한국이 여전히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연간 1위 재탈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조선해운 시황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의 10월 수주량은 26만682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 세계 수주량(138만8891CGT)의 18.8%에 그쳤다.
이는 2009년 가을 이후 25개월래 최저치이자, 올해 월간 최고치인 6월 수주량(221만8139CGT) 대비 12%선에 불과하다. 올 들어 8월까지 매월 50% 전후를 기록했던 한국 조선업계의 점유율은 9월 30%대로 급감한 데 이어, 10월에는 10%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지난달 전 세계 수주량의 48.3%인 67만9040CGT를 기록했다. 올 들어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수주규모다. 전월에 비해 수주량도 30만CGT가량 늘어났다.
척수 기준으로도 지난달 중국은 30척, 한국은 6척에 그쳤고, 수주금액 역시 중국(11억3500만달러)보다 한국(10억9000만달러)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조선업계가 월간 수주량을 기준으로 중국 조선업계에 뒤처진 것은 올 들어 세번째,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이다. 지난 2월 중국으로부터 월간 수주량 1위 자리를 탈환한 한국은 이후 반년 이상 왕좌를 지키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9월부터 월간 수주량을 기준으로 중국이 한국을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초 발표된 9월 수주량 데이터에서는 한국이 중국보다 4%가량 앞서며 1위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미처 반영되지 않은 중국의 수주량이 추가로 포함되면서 다시 한국이 1%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단, 이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연간 목표량을 채우고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월간 수주량이 줄어든 것일 뿐, 조선업계의 판도가 뒤집어졌다고 보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10월까지 한국의 누계 수주량은 1228만2959CGT로 전 세계(2494만4946CGT) 수주량의 49.2%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량 1위를 기록한 중국은 올해 전체의 32%인 809만3321CGT 수주에 그쳤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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