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컴백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국내 상장채권 시장에서 지난 8~9월 3조원 이상 빠져나갔던 유럽계 투자자금이 10월 들어 순유출 규모를 크게 축소하며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계 자금과 미국계 투자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는 등 전반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잔고가 크게 늘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외국인은 국내 상장채권 시장에서 1조5944억원을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으로 외국계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동성을 축소(디레버리징)했던 8월(1340억원), 9월(-25억원)과 비교해 순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10월 외국인의 순매수는 5조3665억원, 만기상환은 3조7721억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순매수 규모는 올해 들어 6월(8조519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투자가 급증한 것은 유럽계 자금의 이탈 폭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8월(-1조2023억원)과 9월(-1조9577억원) 두 달 동안 3조원 이상 빠져나갔던 유럽계 자금은 10월(-2173억원) 들어 그 규모를 크게 줄였다. 국적별로는 영국(469억원)과 룩셈부르크(2058억원)가 순투자로 돌아섰고, 프랑스(-1105억원)가 순유출 규모를 7000억원 이상 줄였다.
말레이시아(5087억원)와 중국(3763억원) 등 아시아계 자금과 미국(6193억원)계 자금도 꾸준히 순투자를 지속하면서 채권시장 안정을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잔고는 9월말 85조1000억원에서 10월말 86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채권 중 7.3%에 달하는 수치로 사상 최대수준이다.
우해영 재정부 국채과장은 "앞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강도에 따라 불안감이 상존하지만 국내 채권시장은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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