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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 테마주, 후진적 투기장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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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6 재ㆍ보궐선거는 정치권만 흔든 것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뜨거운 장외 선거전이 펼쳐졌다. 후보가 누구냐, 후보와 어떤 관계냐에 따라 관련 종목의 주가가 춤을 추었다. 이른바 '정치 테마주' 열풍이다.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는 특히 그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업 실적과 무관한 주가 급등락은 한판의 투기판을 방불케 했다. 후진적 정치문화와 작전세력, '묻지마 투자'가 뭉친 이상 현상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태풍의 눈이 되었듯 정보통신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정치 테마주의 중심이 되었다. 안 교수가 박원순씨와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날 안철수연구소 주식 거래량은 712만여주로 전날의 60배에 달했다. 지난달 초 3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24일 1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투표일인 어제 하루 동안에도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 초반 주당 9만원선을 넘어섰으나 종가는 전날보다 14.82% 폭락한 7만2400원으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정치 테마주를 놓고 '실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고 대놓고 말한다. '대선출마라는 루트가 작용한다'는 식의 애매한 분석도 나온다. 테마 개발, 한탕주의, 뇌동매매의 표본이다.


나경원 테마주도 있고 박원순 테마주도 있다. 이들이 테마주가 된 사유를 들으면 어이가 없다. '오너가 후보와 대학동창이다' '후보가 사외이사로 있었던 회사다'라는 식이다. 이번 선거에서 돌출한 현상은 아니다. 박근혜 수혜주에 손학규 관련주, 정몽준 테마주도 있다.


권력을 쥔 정치인과 연결된 개인적 끈이 기업 경영을 좌우한다면 큰 문제다. 정경유착이 다른 게 아니다. 안 교수가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면 안철수연구소가 덕 보는 게 정의로운 일인가. 경영의 멘토를 잃을까 우려해 주식값이 떨어지는 게 건전하고 바른 시장일 것이다.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면서 거품을 쫓다 낭패를 본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자업자득이다. 부추기는 세력도 문제지만 부화뇌동해 '묻지마 베팅'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더 큰 문제다. 내년에는 큰 선거가 두 번이나 있다. 정치 테마주가 얼마나 기승을 부릴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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