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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SNS세상에서 선거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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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준영 기자] 'SNS당(黨)'이라 부를 만했다.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로 끝난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모습을 두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시민사회는 트위터로 대변되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세상에서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검찰 등 사정기관의 '불법 선거운동 단속' 엄포에 '나 잡아가보라'는 식으로 마치 시위하듯 맞섰고,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은 언론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 대화를 통해 스스로 검증했다.

투표율이 저조하다며 '동원령'을 내리는 등 선거판을 적극 움직이게 하기까지 했다. 시민들이 거부한 건 낡은 정치세력과 기존의 소통 시스템 모두였다.


지난 20일 이후 대검찰청, 선관위 등이 SNS를 이용해 특정 후보를 반복적으로 비난하는 행위,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투표를 직접적으로 독려하는 행위 등을 불법 선거운동으로 규정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즉각 '시위성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hj****라는 아이디의 한 시민은 트위터에 "정치 이야기를 몸조심해야 하는 세상인가? 저는 조심 안할래요. 쫄지 맙시다. 투표율 높여야죠"라고 항의하듯 말했다.


@am****라는 아이디의 시민은 역시 트위터에 "선관위 보시오! 저는 앞으로 제가 지지하는 후보 선거운동을 이곳에서 계속 할 겁니다. 꼭 눈여겨봤다가 잡아가세요"라고 적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선거일인 26일에는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사정 및 선거관리 당국을 비웃는 듯한 '투표독려' 메시지를 쏟아냈다.


배우 김여진씨는 이날 트위터에 "투표했숑, 투표했숑 푸쳐핸접! 푸쳐핸접!"이라고 썼고, 소설가 이외수씨 역시 트위터에 "선관위가 발표한 불법 독려조항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저는 닥치고 중계방송이나 하겠습니다. 하지만 쫄지는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투표율 50% 넘으면 삼각산 사모바위 앞에서 윗옷 벗고 인증샷 한 번 날리겠습니다"라는 말로 투표를 독려했다.


후보들에 대한 검증도 SNS상에서 자유롭게 이뤄졌다. 선관위가 박원순 후보의 학력기재 부분을 문제삼아 투표소에 공고문을 붙이겠다고 25일 방침을 정하자 @je**이라는 아이디의 시민은 "투표소에 박원순 후보의 제적 제명 정정안내문을 붙이면 유권자들이 심적으로 영향을 받겠죠. 조금 이상하네요. 합리적으로 판단들 합시다"라고 했다.


나경원 후보의 '호화 피부관리' 의혹에 관해서 @aa***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건 그냥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정책을 얘기합시다. 본질과 너무 동떨어졌네요"라며 네거티브 보다는 정책 중심의 선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의 말은 순식간에 팔로어들에게 리트윗됐고, 의혹 자체에 관해, 의혹 제기의 의미에 관해 잠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투표가 진행중일 때는 SNS에서 사실상의 '동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런 메시지는 투표 마감시한인 오후 8시를 약 한 시간 앞둔 시점부터 쏟아져나왔다.


@le***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투표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8시 전에 도착 후 확인만 받으시면 8시가 지나도 투표가 가능합니다"라는 말로 아직 투표를 못한 직장인들을 독려했다.


@ce****라는 네티즌은 "뜁시다. 줄 섭시다. 기다립시다. 투표합시다. 웃읍시다"라고 발걸음을 재촉했고, @as*****라는 네티즌은 "지금 시간에는 90%가 젊은 분들이네요. 빨리 투표합시다. 우리 선배들은 우리에게 투표권을 주려고 목숨 바쳐 싸웠습니다"라고 썼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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