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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진짜 1위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0초

기준따라 순위 달라
대부분 DB형 운용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회사 직원들의 퇴직연금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체 사장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시장점유율 상위권의 증권사를 운용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내역을 따져봤더니 기준에 따라 순위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적립금 총액에서는 알려진 대로 HMC투자증권이 1위였지만 대부분이 확정급여(DB)형에 편중돼 있었다. 반면에 확정기여(DC)형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이 선두였다. DC형으로 가입을 추진했던 A사장은 어떤 증권사가 더 나은지 좀 더 상담을 받아볼 생각이다.

◆1위 업체, DB형에 99% 편중=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계열사의 물량을 대규모로 확보해 퇴직연금 시장의 상위권을 차지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운용 적립금이 DB형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계열로 시장점유 1위인 HMC투자증권의 경우, 8월말 현재 운용적립금 1조9226억원의 99.2%인 1조9068억원이 DB형이었다. 이는 2위 업체 미래에셋증권의 DB형 비중(59.8%)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물량을 받아 시장점유 3위로 뛰어 오른 하이투자증권 역시 적립금의 98.8%가 DB형에 몰려 있다.


이들의 적립금이 DB형에 편중돼 있는 것은 '근로자의 개별 동의 없이 기업 간 계약만으로 운용주체를 선택'할 수 있기 는 DB형 상품의 특성 때문이다. DB형의 경우 가입 근로자가 최종 수령하는 금액은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다를바 없다. 퇴직연금 운용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은 모두 회사 몫이다.

◆DC형 기준으론 미래에셋 1위= 반면, 근로자 개개인의 상담과 동의가 필요한 DC형만을 기준으로 할 때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DC형은 근로자 자신이 퇴직연금 운용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모두 떠안는다. 그래서 가입을 원하는 근로자는 연금 운용과 관련한 위험성, 예상 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져 운용방법을 정하게 된다. 업계관계자는 "개인이 원하는 수익률, 연금지급 방식 등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상품 구성이 다양하고, 자산관리 시스템이 안정적인 증권사에 DC형 계약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DC, IRA형 비중 커져"= 아직 초기단계인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DB형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DB형 가입을 선호하는 대기업 퇴직연금 자금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우리나라도 직장이동이 잦아지는 등 사회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DC형과 개인퇴직계좌(IRA)형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IRA형은 개인이 직장을 옮기더라도 적립금을 중도에 찾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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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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