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발표 183개국 중 8위…작년보다 8단계 올라
채권회수·교역부문 최고 수준…투자자 보호는 취약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세계은행(WB)이 발표하는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10개 평가부문 가운데 창업·자금조달 등 6개 부문의 순위가 크게 향상된 덕이 컸다. 한국은 채권회수·국제교역 등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투자자보호·재산권등록 등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세계은행은 "세계 183개 국가의 기업환경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작년(16위)보다 8단계 상승한 8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첫 10위권 내 진입이다. 현 정부 출범 후 첫 조사였던 2008년(23위) 이후 매년 순위가 오름세다. 한국의 기업환경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6위, 주요20개국(G20) 회원국 중에는 3위를 기록했다.
올해 기업환경평가에서 1위에 오른 국가는 싱가포르로 지난 2006년 이후 6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홍콩이 2년 연속 2위를 이어갔다. 뉴질랜드가 3위, 미국이 4위, 덴마크가 5위를 기록했다.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일본은 20위, 대만은 25위, 중국은 91위로 조사됐다.
한국은 10개 평가부문 가운데 창업 등 6개 부문의 순위가 향상됐으며, 투자자보호 등 2개 부문은 순위가 하락했고, 퇴출 등 1개 부문은 전년과 동일했다. 전기연결 부문은 올해 처음으로 평가항목으로 포함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창업은 작년 60위에서 올해 24위로 36단계 큰 폭 상승해 전체 순위를 올리는데 한몫했다. 세계은행은 한국이 지난해 2월 재택창업시스템을 구축해 창업절차가 줄어들고 창업 소요시간이 단축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세금납부(49→38위), 자금조달(15→8위), 국제교역(8→4위), 채권회수(5→2위), 재산권등록(74→71위) 등의 순위가 올랐다. 반면 투자자 보호(74→79위)와 건축인허가(22→26위)는 하락, 퇴출(13→13위)은 동일했으며, 전기연결 부문은 11위를 기록했다.
투자자보호는 세부지표별 변동은 없었으나 타국의 개선노력으로 상대 순위가 하락했으며, 재산권등록은 복잡한 부동산 등기 절차와 취득세 부담 등으로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유복환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평가에도 중요한 측정도구로 사용된다"면서 "재산권등록과 투자자보호는 여전히 취약해 계속 노력을 해야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