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벤 버냉키 의장은 18일(현지시간) "금융안정을 위해서라면 통화정책 활용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산거품 현상을 막기 위해 통화정책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보스턴 연방은행 주최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근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초저금리 유지 방침과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조치 등에 언급하면서 "연준은 금리정책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런 방침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 미국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나 향후 추가 조치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청중들로부터 질문도 받지 않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연준이 경제성장 목표치를 설정해 이를 달성할 때까지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추가로 통화정책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며 이렇게 하면 GDP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연준이 더 많은 자산 매입을 약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명목상의 GDP목표치 설정은 연준의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임무와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공식으로는 물가나 실업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지만 비공식으로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 수준에 맞추고, 실업률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5~6%로 생각하는 자연실업률 수준에 이르도록 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파 성향의 연준 인사들은 물가 상승을 우려해 추가 양적완화를 반대하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근원 물가 상승률이 연간 기준으로 3%를 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실업률이 7~7.5% 수준까지 낮아지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화정책 시행과 관련한 기준이 필요함을 지적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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