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대기업집단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내부거래) 비중은 12.04%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 계열사가 상장 계열사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컸고, 총수 있는 집단이 총수 없는 집단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기업집단 내부거래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며,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의 기업집단현황공시 자료와 공정위 제출 자료를 토대로 분석작업을 거쳐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공정위가 43개 집단 계열회사(1343개) 중 계열제외·청산 등 사유로 미공시한 회사(59개) 및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이 없는 회사(201개)를 제외한 1083개사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집단의 전체 매출액(1201조5000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액(144조7000억원) 비중은 12.04%였다.
전체 비상장사(867개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2.59%로 상장사(216개사) 8.82%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삼성·현대자동차 등 총수 있는 집단(35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12.48%로 포스코·KT 등 총수 없는 집단(8개) 9.18%보다 3.30%포인트 높았다.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집단은 STX(23.49%), 현대차(21.05%), OCI(20.94%) 등이 높았으며, 현대(1.72%), 한진(3.56%), GS(3.57%), 동부(3.84%) 등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집단을 주력산업별로 구분해보면 중화학공업(13.08%), 유통업(10.60%) 주력 집단의 내부거래비중이 높았다.
2909년 이후 연속지정집단(39개)의 내부거래비중은 12.11%로 전년(12.30%)보다 0.19%포인트 줄어들었다. 총수있는 집단 내부거래 비중은 0.25%포인트 감소(12.82%→12.57%)했으나, 총수 없는 집단은 0.62%포인트 증가(8.56%→9.18%)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내부거래 비중은 0.79%포인트 증가했고(8.06%→8.85%), 비상장사는 1.61%포인트 감소(24.56%→22.95%)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집단내 사업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집단과, 연구개발(R&D)·정보기술(IT)·마케팅·기업물류 등 사업서비스업 영위회사의 비중이 컸다. 수직계열화된 회사는 특정 계열사에 대해서만 매출이 발생하며, 거래회사간 업종이 같거나 전·후방 연관관계에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총수일가지분·계열회사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회사(144개사) 내부거래 비중은 17.90%로 30% 미만인 계열회사(831개사) 12.06%보다 5.84%포인트 높았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50%이상인 계열회사(83개사) 내부거래비중은 34.65%, 100%인 계열회사(34개사)는 37.89%로 조사됐다.
또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의 내부거래비중이 높았는데, 매출액이 1조원 미만인 계열회사(922개사)들의 내부거래비중은 29.06%로 1조원 이상인 계열회사(161개사) 10.05%보다 19.01%포인트 높았다. 자산총액이 1조원 미만인 계열회사(882개사)들의 내부거래비중은 30.11%로 1조원 이상인 계열회사(201개사) 9.92%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고 규모가 작은 비상장사를 통해 재산 증식을 위한 물량몰아주기의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시스템통합(SI)·부동산·도매·광고 등 문제의 소지가 높은 특정업종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 공시 자료만으로는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현황에 대한 세부 분석이 곤란한 한계가 있다"면서 "내부거래 관련 추가 공시항목 발굴하고 의견을 수렴한 후 관련규정 개정(시행령 또는 고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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