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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기업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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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 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기업 A사는 올해 상반기 현지 사업을 정리했다. 베트남 직원들이 회사에 월급 상향조정을 요구하며 강도높은 파업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현지 노무자들은 회사측이 월급 상향을 받아들이지 않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직원들을 위협하고 한국인 사장의 신변까지 위협했다. 납기일이 중요한 A사는 어쩔수 없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줬다. 하지만 이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자 회사는 사업 수익성이 급격하게 낮아지며 공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 정부가 다음달부터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을 고지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급격한 임금 인상으로 현지 공장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며 사업을 접거나 이전하는 우리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오는 10월1일부터 하노이와 호치민 등 외국인 투자기업이 밀집한 지역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22% 이상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들어 두번째 임금 인상이며 이번 조치로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난해에 비해 총 50% 이상 인상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에서 이렇게 급격하게 최저임금 인상에 나선 것은 현지 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물가는 지난 7월 기준 전년 대비 22% 이상의 초고속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베트남 현지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협했고 이는 우리나라와 대만 등에서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강도높은 파업으로 이어졌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곳곳에서 파업이 일어난 횟수만 800건이 넘으며 이중 200건 이상이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부는 조직폭력배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자들의 파업에 이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노동집약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섬유봉제 회사들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우리 대기업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해 베트남 정부가 예정보다 석달 앞당겨 최저임금 인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임금인상과 글로벌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중에 사업을 인접국으로 이전하거나 아예 접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법정임금을 올리는 것이라서 우리 기업들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특별한 대응책 없이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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