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LG그룹이 글로벌 1위 자동차 기업인 GM와 손잡고 전기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함으로써 LG의 전기차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차 관심을 끌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던 LG화학은 물론 LG전자,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가 이 사업에 동참하면서 전기차를 그룹차원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LG 관계자는 "배터리, 주동력 모터, 인버터, 기후콘트롤 시스템 4개 분야에서 공동 개발이 결정됐다"며 "다만 포괄적인 협약이라 어떤 계열사가 어디를 담당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LG는 그간 GM과의 돈독한 협력 관계를 통해 전기차와 관련된 다방면의 기술 역량을 축적해왔다. GM이 내 놓은 세계 첫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의 개발에 참여했고 현재 시험운영중인 쉐보레 크루즈 전기차 개발도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뿐만 아니라 설계 및 생산 공정, 모터, 동력 부품 등에서도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평가다. 올해 3월에는 GM의 'Corporation of the Year(올해의 최고기업상)'을 수상하며 각별한 협력 관계를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양사의 이번 협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협력 범위와 대상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으로 GM에 단독 공급하고 있는 배터리는 물론이고 주동력 모터, 동력변화모듈(인버터), 공조장치(기후콘트롤 시스템) 등 핵심 부품 대부분 LG가 책임지게 됐다. 기술 집약적인 핵심 솔루션 개발에 동참하게 됐다는 것은 언제든 추가적으로 참여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의 사업 전개 방향을 보자면 기후콘트롤 시스템 등 공조 부품은 LG전자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미 이달 초 관련 부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력변화모듈과 전반적인 생산 공정 담당으로는 LG CNS의 자회사이자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업체인 브이엔에스(V-ENS)가 꼽힌다. 주동력 모터와 제어용 반도체 등은 LG이노텍이 맡을 것으로 추정되며 LG CNS가 충전인프라 개발에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 부품에 대한 경쟁력은 충분히 확보된 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LG가 전기차 완성차 분야에도 진출할 것인가'에 쏠릴 전망이다. LG는 지난 1990년대 한차례 완성차 사업을 진출을 검토했다 비용 부담과 경쟁력 등을 이유로 포기한바 있다. 이에 LG 관계자는 "완성차 분야는 GM의 영역으로 LG는 부품만과 솔루션만 담당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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