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국제금융센터' 역할을 하는 홍콩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다만, 홍콩을 통해 활용도가 커진 위안화가 중국 본토로 대거 유입될 경우 중국 정부가 경계하는 '핫머니' 위험이 커져 이에 대한 중국 외환관리국의 감시·감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연말 안에 외국인도 위안화로 中 증시 투자 가능해질 듯=빠르면 올해 안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안화로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줄리아 렁 홍콩 재정서비스 및 국고부 차관은 19일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이 모아둔 위안화를 가지고 직접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올해 안에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렁 차관은 "비록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일단 시작한 다음에는 투자 한도가 확대될 것"이라며 "처음에는 중국 본토에 본사를 두고 홍콩에 지점을 둔 은행·증권사들이 위안화 외국인적격투자자(RQFII) 자격을 받아 중국 본토 증시 투자 창구 역할을 하겠지만, RQFII 자격 범위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에 지점을 두고 있는 HSBC홀딩스 같은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을 우려해 위안화를 이용한 외국인들의 중국 증시 직접 투자 허용에 한도를 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위안화를 이용해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새 정책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1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에 머무는 동안 나왔다.
리 부총리는 지난 17일 홍콩에서 열린 '제12차 5개년 규획과 중국-홍콩 경제·무역·금융협력 발전논단'에 참석해 "위안화를 보유하고 있는 RQFII가 200억위안(약 31억달러) 한도에서 위안화로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 부총리는 "홍콩 기업들이 RQFII를 통해 위안화로 중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허용할 뿐 아니라 중국 정부는 홍콩에서 위안화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증시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中 정부 '핫머니'유입에 촉각 곤두세워=단기투기자금 '핫머니'의 유입을 경계하는 중국 정부의 감시·감독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리 부총리가 지난 17일 외국인의 위안화를 이용한 중국 본토 증시 투자 허용 계획을 밝히며 위안화의 국제화를 강조한 같은 날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홈페지이지를 통해 올해 상반기 불법 외환거래 적발 건수가 1865건(160억달러)으로 1년 전보다 26.2% 늘었다고 밝혔다.
SAFE는 "국내외 경제가 매우 복잡한 상황에서 SAFE는 외환규정을 위반한 불법적 해외 자금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강력하게 차단할 것"이라며 "핫머니 유입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분기 주춤했던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율 마저 3분기 들어 다시 급등하면서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중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7월 FD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9.8% 늘어난 83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의 큰 방향을 내세우면서도 위안화를 이용한 외국인직접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던 것도 핫머니 유입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올해 2월 중국 상무부의 한 외환 관계자는 "위안화 국제화의 일환으로 위안화를 이용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지난해 마쳤으나, 이 계획을 도입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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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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