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뉴욕증시는 16일(현지시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와 독일 양국 정상회담이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과 예상치를 밑돈 유럽 경제성장률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76.97포인트(0.67%) 하락한 1만1405.9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11.73포인트(0.97%) 밀린 1192.76을, 나스닥 지수는 31.75포인트(1.24%) 떨어진 2523.45로 장을 마감했다.
◆유로존 성장 둔화.. 독일 체력 '고갈' =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뉴욕증시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유럽 17개국으로 이뤄진 유로존의 2분기 GDP가 전분기(0.8%) 대비 둔화된 0.2%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0.3%)를 밑돌 뿐 아니라, 지난 2009년 하반기 경기침체에서 탈피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세다. 연 기준으로도 1.7% 성장에 그치면서 전망치(1.8%)에 못 미쳤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은 0.1%를 기록, 지난 1분기(1.3%)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던 독일은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유로존 전체에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마틴 밴 블리엣 ING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유로존 경제는 사실상 침체돼 있는 상태임과 침체 심화의 위험상황"이라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16일 회담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佛-獨, 금융거래세·통합경제위원회 설립 합의 = 그러나 기대됐던 '해결의 실마리'는 없었다.
유럽지역 채무 위기의 해결책으로 여겨졌던 유로채권 발행은 독일과 프랑스 정상 간 회담에서 불발로 마무리 됐다. 대신 유로존 통합 경제위원회를 설립,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자는 골자의 합의안을 내놨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유로존 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경제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발표안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헤르만 반 룸푸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대통령)에 향후 2년 반 가량의 경제위 의장을 제안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채권 발행은 민주성을 갖추지 못한 방안"이라면서 "이는 유로존 통합의 최후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도 "유로채권 발행안은 현재 유럽지역에서 제기된 채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밖에 양국은 내년 중순 까지 유로존 17개국의 헌법에 균형재정을 명시토록 요구할 것이며, 오는 9월까지 금융거래세를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거래세에 대한 합의 소식은 금융주에 악재가 됐다. 이날 뱅크오브 어메리카(BoA)는 4.6%, 씨티그룹은 4.2%, JP모건체이스는 2.3%, 골드만삭스는 1.9% 하락했다.
◆실적+신용등급(AAA) 유지 소식은 호재= 이날 발표된 기업 실적은 양호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09달러를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1.08달러)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월마트의 순이익은 38억달러로 지난해 36억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세계 최대 생활전문 쇼핑몰인 홈데폿 역시 2분기 EPS가 86센트로 집계돼 전문가 예상치(82센트)를 넘어섰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에서 촉발된 신용등급 강등 우려는 피치의 최고등급(AAA) 유지로 일단락 됐다.
피치는 이날 장 시작 전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로, 등급 전망 '안정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피치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외신뢰성은 견고하다"면서 "세계 금융시스템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탄탄한 재정기반을 반영해 'AAA' 등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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