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뉴욕증시가 폭락 하루만에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고용지표 개선 효과와 유럽 채무위기에 대한 우려 완화가 증시 상승을 이끈 주된 요인이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3.94% 오른 1만1142.78로 마감했으며, S&P 500 지수는 4.62% 오른 1172.5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4.69% 오른 2492.68을 기록했다.
지수 상승과 지표 개선으로 인해 유가는 상승세로 마감한 반면,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은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스위스프랑 또한 일시적 페그제 도입 가능성에 상승랠리를 멈췄다.
◆지표효과 톡톡..실적효과도 뒤늦게 반영=이날 지수 상승에 큰 힘을 실어준 부분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다. 이번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총 39만5000건으로, 지난주에 비해 7000건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40만5000건을 밑도는 수준이며, 지난 4월 초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계절적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통계인 주간 신규실업자의 4주 이동평균도 40만5000명으로 전주(40만8250명)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며, 전체 실업수당 수령자도 지난 30일 현재 368만8000명으로 전주대비 6만명이나 감소했다.
미국 기업들은 올해 들어 신규 채용을 늘리진 않았으나 직원을 해고하는 속도를 늦춰 왔다. 전문가들은 지표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근 금융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본격적인 개선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그는 "최근 금융시장 악화로 개선세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고 덧붙여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뜻을 밝혔다.
무역적자는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무역적자는 531억달러를 기록,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인 508억달러보다 4.4% 늘어난 수준이며, 전문가 예상치인 48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기록이다. 수출의 경우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대로 감소해 1709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의 경우 0.8% 감소한 22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자본재와 산업재 선적 감소는 글로벌 경기 냉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캐터필러(Caterpillar Inc.)와 같은 산업재 제조업체들은 약달러를 바탕으로 수출 수요가 있었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이크 엥글런드 액션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이 크게 늘지 못하고 있는데다, 부진한 미국의 수요 성장세가 수입 또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지표는 개선됐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 회복을 자신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한편 개별 종목별로는 전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스코 시스템즈가 15.95% 급등 마감했다. 시스코는 지난 분기 특별항목을 제외한 순익이 주당 40센트로 예상치 주당 38센트를 웃돌았다. 전날 증시 폭락으로 나타나지 못했던 상승세가 뒤늦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09% 올랐으며 JP모간은 6.75% 상승하는 등 은행주와 기초소재, 헬스케어 종목들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에너지주 또한 강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마감..안전자산 상승세 제동=미국의 고용지표 개선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 또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83달러(3.4%) 오른 배럴당 85.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96센트(0.9%) 상승한 배럴당 107.6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던 금값은 내림세를 보였다.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 종가보다 32.80달러(1.8%) 떨어져 온스당 1751.50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9월물 은은 66센트(1.7%) 내려 온스당 38.67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최고의 안전자산 중 하나로 사상 최고치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스위스프랑의 경우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일시적 페그제 도입 가능성에 상승랠리에 급제동이 걸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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