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오는 24일 치러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보름도 채 안 남았다. 단계적 무상급식과 소득과 상관없는 전면 무상급식 중에 선택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선거운동 방법으로 시내버스에 홍보스티커를 붙이고 버스·지하철 안내방송에서 “투표하고 출근하자”는 독려문구를 넣을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서울시가 과도한 행정력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열과 선거 이후 갈등 고착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서울시는 시의 각종 매체를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행정기관이 해야 할 책무로 주민투표법에 규정돼 있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대중교통, 다산콜센터(120) 이용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급한 투표비용 182억원에도 포함되지 않는 비예산이라는 것이다. 투표를 독려하는 안내방송도 선거 전날인 23일에 실시할 것으로 선관위에서 일반적 안내로 실시 무방하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민투표 선거운동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적잖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실시되는 주민투표인만큼 어떤 선거운동은 되고 안 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마땅히 참고할 선례도 없다. 서울시는 매번 선관위에 검토를 받는다고 하지만 이같은 내용들은 대부분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결국 허용기준을 참고로 구체화시키는 것은 다시 서울시의 몫이다.
그만큼 서울시의 선거운동에 대한 균형잡기 노력이 절실하다. 만약 서울시가 행정력을 이용해서 산하 공기관을 활용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만큼 과도한 선거운동을 할 경우 시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씁쓸해 할 수 밖에 없다. 선거운동의 절차와 내용이 투명하고 이해할 만해야 주민투표의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역사적 책무’로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 이미지엔 손해지만 후회가 없다고도 말했다. 특히 주민투표 직전에 투표결과에 따라 시장직 진퇴 등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이 거취를 내 걸만큼 중요한 투표가 모두가 수용할만한 선거운동을 바탕으로 치러져 빛을 바래지 않길 바란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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