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민의 30%가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성인남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다. 복지부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중장기적 보건의료 정책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63.9%는 현 보건의료체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적극적 만족은 20.8%다. 만족하지 못한다는 36.1% 중 적극적 불만족은 10.1%로 조사됐다.
세부항목별 만족도에선 주로 보장성에 대한 불만족이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성 수준에 대한 불만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중 공공지출 비중은 58.2%로 OECD 평균 72.5%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이와 관련, 미래의 이상적 보장성 수준으로 '현재 수준에서 10% 증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62%로 가장 많았고, 현재보다 10∼20% 증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27%였다. 89%의 국민이 보장성을 현재보다 최소한 10% 이상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적정 보험료를 현재보다 높여야 한다는 의견은 33.9%인 반면 66.1%는 현재보다 감소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보장성을 높이자는 의견은 30% 수준이었는데 이런 의견은 남성, 20∼30대, 의료이용이 많은 그룹에서 높게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장성 확대와 보험료 인상간 이중적 태도와 관련해 국민 설득 및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3일 보건의료미래위원회 5차 전체위원회를 열어 이번 조사결과를 보고하고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방향 등 중장기적 정책과제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크게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 ▶보장성 정책방향 ▶재원의 안정적 확보 방안 등으로 나눠 진행됐다.
건강보험 지불제도에 관해선 현재 운영 중인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를 향후 5년간 단계적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5년 후 종합평가를 실시해 제도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복지부 관계자는 밝혔다.
보장성 분야에서는 중증ㆍ고액ㆍ입원환자의 본인부담률을 낮추고 경증ㆍ소액ㆍ외래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게 조정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의료적 필요도에 따라 본인부담률을 20∼90%로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인데, 이를 위해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재원확보 분야에선 2012년 이후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지원 근거를 새로 마련해, 중장기적으로 일반회계 재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또한 '적정부담-적정급여' 원칙을 견지하며 건보공단ㆍ심평원 등의 행정비용을 줄이고 고액ㆍ악성 장기체납자 보험료 징수 강화, 허위 청구기관 처벌 강화 등 방안도 제시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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