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연 중앙대 입학사정관의 조언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다음달 1일부터 올해 대입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입시일정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1달가량 앞당겨졌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입학사정관들에게 면접, 자소서, 추천서 등을 중심으로 입학사정관제 지원 요령을 들어보고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 내용과 일정을 살펴봤다. 입학사정관협의회장이기도 한 박정선 연세대 입학사정관에게는 지원과정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요소들과 피해야 할 사항들을 물어봤다.
◆중앙대 안재연 입학사정관 "자소서 내용 잘 파악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안재연 입학사정관은 면접전형에서도 기본 자료가 되는 자소서 등의 서류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자신감과 순발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앙대 입학사정관 전형의 면접은 15분가량 진행된다. 전임사정관 1명과 위촉된 교수사정관 1명이 한 명씩 면접한다. 자소서 등 관련 서류의 진위 확인, 전공적합성 확인, 인성평가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 같은 시간과 질문 내용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다.
면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진실성. 안 사정관은 자소서 등에 기재된 사실은 면접을 통해 그 진위를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논문을 작성한 경험이 있다거나 봉사활동 경험을 잔뜩 적어놨지만 막상 물어보니 논문내용과 봉사활동 장소를 모르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합격이 힘들다.
자신이 작성한 내용이라면 추가적인 질문에도 충분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단순히 기억나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1,2학년 때 읽었던 책의 구체적인 내용 을 모르는 것 정도는 이해해 준다는 것이다. 자신이 중요하게 기재하는 사항은 면접 전에 질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하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라는 것이 안 사정관의 조언이다.
어려운 질문에 당황하지 않는 순발력도 필요하다. 안 사정관은 지난해 자신이 면접한 뒤 사회학부에 합격한 박건영 학생을 예로 들었다. 기자를 꿈꾸는 박건영 학생의 경우 제출한 자료들 가운데 기사가 하나 눈에 띄었다.
기사 제목에 과격한 표현이 있었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했을 때 적절하지 않은 언어 선택이 아니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면접장에서 박건영 학생은 "제목은 신문의 편집자가 작성을 한다"고 대답했다. 면접관의 공격적인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으면서 신문의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자신감을 느꼈다는 것이 안 사정관의 설명이다.
안 사정관은 "박건영 학생은 고교에서 사회관련 과목을 포함한 주요과목 성적이 높으면서도 학생 기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학생이었다"면서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 있는 면접 태도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대 유럽문화학부의 경우 지난해 시험 당시 이슈였던 '한-EU FTA'에 관한 의견을 통해 전공적합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안 사정관은 전공적합성 평가의 경우 지원전공을 바탕으로 이슈를 점검하되, 공개된 기출문제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앙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총 821명을 뽑는다. 대표적인 사정관 전형인 다빈치형 인재전형은 지난해의 2배로 늘어난 300명을 선발한다. 기회균등 특별전형 521명은 모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중앙대가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선발하려는 학생들은 창의적인 융합형 인재다. 이에 따라 중앙대는 학업수학능력, 리더십, 봉사정신, 자기주도성ㆍ창의성, 문화친화성 등 5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펜타곤형 인재 선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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