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뉴욕 증시가 하락마감했다. 3월 이후 최대 랠리를 이어간지 하루만이다. 미 정부가 부채한도 인상안을 타결하는데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애플의 높은 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20일 (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대비 0.12% 하락한 1만2572.06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07% 떨어진 1325.84를, 나스닥지수는 0.43% 내린 2814.23로 마감했다.
보잉 사가 업그레이드된 737기의 엔진 제조사를 경쟁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는 1.8% 떨어졌다. 야후와 알트리아, 존슨 컨트롤스는 실적 부진으로 2.4% 이상 하락세였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깜짝 실적을 내놓은 애플은 이 날도 2.7% 뛰었다.
호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이 다수 있었으나 시장은 여전히 미국 채무위기를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크브룩 인베스트먼츠의 최고 투자책임자 피터 얀코브스키스는 "부채한도 상향안 처리 지체에 실망한 시장이 실적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갱 오브 식스(Gang of Six)’가 내놓은 감축안에 환영을 보였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와 공화 양당에서 3인씩 모인 적자감축 추진 6인 조직인 이른바 '갱 오브 식스'는 19일 향후 10년간 정부지출 삭감과 세수 증대로 적자 3조 7000억원을 줄인다는 '그랜드 패키지'안을 내놨으나 공화당이 이에 반대하고 나섰다. 디폴트 시한이 2주가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뜻을 모으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내로 상하원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해결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말의 기대감은 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의 바이런 빈 부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 합의를 보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주택판매 예상 외 하락
기존주택판매 건수는 예상 밖의 하락세를 보였다. 늘어나는 실업률과 까다로워진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여전히 미국 주택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0일(현지시각) 6월 미국 기존주택판매 건수가 전월 대비 0.8% 줄어든 477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는 490만건으로 전달 481만건에서 소폭 증가를 내다봤었다. 재고주택과 매매계약 취소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기간동안 매매계약 취소율은 전달 4%수준의 4배 가까운 16%로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도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파커 시큐리티의 마크 비트너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더 좋은 집으로 옮기든 아니면 저렴한 집으로 옮기려는 목적이든 집을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한동안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주택판매 건수는 2005년 708만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금융 위기를 맞으며 지속적 하락세를 보여 왔다.
▲원유재고 감소로 유가 상승...유로 강세
미국 주간 원유재고는 감소했다. 20일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7월 15일까지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37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휘발유와 정제우 재고는 각각 80만 배럴, 340만배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유가는 이틀 연속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전일 대비 0.7% 상승한 배럴당 98.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1일로 예정된 EU 정상회담에서 채무위기를 타결할 방안이 대두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며 유로화는 강세를 보였다. 뉴욕시간 오후 4시 3분 달러/유로 환율은 1.4240까지 올라갔다 전일 대비 0.5% 상승한 1.4220달러를 기록중이다. 반면 달레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56% 하락해 74.801을 보였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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