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회장, 말레이시아·베트남 진출땐 세제혜택 약속받아
원료 생산서 발전까지 수직계열화 완성…시장 선도 야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김승연 한화 회장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동남아 5개국 순방길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현지 기대감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셀 공장 진출시 부지선정에서부터 최종 인허가에서 세제 지원까지 제공할 것을 약속했고, 레탄 하이 베트남 호치민시 공산당서기는 전력난 해결을 위한 태양광 투자를 요청해왔다. 하따 라자사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도 그에게 태양광 사업을 진출하면 세금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김 회장의 선택에 따라 동남아시아 태양광사업 지형도가 새롭게 그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지난해 1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30MW 규모의 태양전지를 생산하며 시작됐다. 이어 8월에는 모듈 생산 기준 세계 4위 규모의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를 4300억원에 인수,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했다.
10월에는 미국 태양광 기술 개발업체인 1366테크놀로지 지분을 인수하며 태양광 기술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1366테크놀로지는 잉곳(Ingot)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다이렉트 웨이퍼(Direct Wafer)' 기술을 개발중이다.
올들어 한화 태양광 사업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태양광 연구소인 '한화솔라아메리카'를 설립, 한국과 중국, 미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태양광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4월에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담당할 한화솔라에너지를 설립한데 이어 한화케미칼을 통해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부터 잉곳, 웨이퍼, 셀, 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제조 전분야와 발전사업을 포함하는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아울러 최근 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은 한화솔라원 대표로 겸직하며 태양광 사업 지휘체계도 일원화했다.
특히 한화는 내년부터 1조원을 투자해 전라남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13년 하반기부터는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는 2014년부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한화솔라원도 현재 400MW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 생산설비를 올해 말까지 각각 1.3GW, 1.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국 난퉁경제기술개발지구에 2단계에 걸쳐 2GW 규모의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설비도 각각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솔라에너지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는 글로벌 현지 파트너와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 2015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 1기가와트(GW) 이상 확보하고 연간 100메가와트(㎿) 이상의 발전사업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태양광 제조, 발전, R&D 등 전 영역에 걸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그룹 관계자는 “태양광 제조분야의 완벽한 수직계열화와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태양광 분야의 전 영역에 걸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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