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9일 '주요 품목의 중소기업적합업종 타당성 분석'보고서를 통해 주방용 유리식기, 재생타이어 등 2개 품목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대기업으로 분류된 유리식기 제조업체의 경우 지난 1980년도부터 유리식기 시장에 참여해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시장을 키우고 수출 확대에 주력하면서 지금의 대기업으로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돼 생산을 제한받게 되면 매출액 감소 등으로 협력사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으므로 중기적합업종 선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생타이어의 경우 이미 중소기업청에 의해 사업조정이 완료돼 대기업의 생산량이 제한받고 있음에도 다시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하는 것은 이중규제이며 오히려 국내 대기업의 시장 참여가 제한되면 브리지스톤, 미쉐린 등 글로벌 기업에 의한 국내시장의 잠식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주방용 유리식기, 산업발전에 기여한 대기업의 사업 지속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유리식기 산업은 플라스틱 식기의 출현으로 경쟁에 밀려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대기업 S사는 꾸준한 기술개발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2005년 400억원에 불과했던 유리식기 시장을 2010년에는 120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S사는 국내 최초로 냉동실에서 곧바로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고 잘 깨지지 않는 유리밀폐용기를 2005년 12월에 출시했으며 세계 유리 밀폐용기 시장에서 3위의 점유율(19.1%)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유리식기 제품에 대한 국내 수입이 2007년 189억원에서 지난해 302억원으로 증가하는 가운데에도 2005년 38억원에서 370억원으로 수출을 확대해 왔다.
또한 S사의 유리식기 공장신축 비용이 1,093억원에 달하여 中企적합업종 선정 후 사업이양이 추진된다해도 이를 인수할 국내 중소기업을 찾기가 어려우며 오히려 S사와 거래하고 있는 54개 협력사의 경영이 악화될 소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경련은 유리식기는 플라스틱 식기와 대체가능성이 높아 품아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품질향상과 기술혁신이 필요한 품목이며 중기적합업종에 선정돼 대기업의 사업참여가 제한될 경우 브랜드와 기술경쟁력에 우위를 가진 글로벌 외국기업에 국내시장을 잠식당할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재생타이어, 사업조정 완료된 품목의 中企적합업종 선정은 이중규제
재생타이어를 생산하는 대기업 H사와 K사는 이미 지난해 2월부터 중소기업청이 상생협력촉진법을 근거로 대기업의 생산량을 제한하는 사업조정이 이뤄졌는데 또다시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하게 되면 이중규제라는 주장이다.
대기업 H사와 K사는 중소기업청의 사업 조정으로 각각 연간 4만 본, 5천 본만 생산할 수 있도록 제한돼 이들 두 기업의 생산량은 전체 재생타이어 시장의 10% 규모에 그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들은 재생타이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생산능력을 갖춘 중소기업에 위탁생산하는 OEM방식으로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고 있으며 상생협력촉진법에도 OEM은 중소기업에 사업을 이양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미 사업이양이 완료된 재생타이어는 中企적합업종 선정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최근 재생타이어가 저탄소 친환경제품으로 각광받으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타이어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데, 한국만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여 국내 대기업의 사업을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며, 오히려 글로벌 기업에 의한 국내 시장 잠식만 확대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中企적합업종 선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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