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SKT의 하이닉스 인수, 藥? 毒? 증권가의 엇갈린 전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SK텔레콤(SKT)이 증시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재무적 부담이 큰 하이닉스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하겠다고 나서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다. 투자방향을 알려줘야 할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마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선 혼란스럽기만 하다.


SK텔레콤 주가는 지난 12일까지 6거래일 연속해서 13% 이상 급락했다. 낙폭은 2만1000원에 달한다. SKT가 14만원대에 거래된 건 지난 2003년 3월 소버린 사태 이후 8년만이다. 당시 기록한 최저점(13만1000원)도 위태로운 분위기다.

외국인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로 3거래일 연속해서 SKT 주식 776억원을 순매도했다. 안정적인 이익창출과 배당을 보고 SKT에 투자해왔는데,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되면 이런 장점이 훼손되리라 우려하는 것이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하이닉스의 수익 변동성과 대규모 자본 지출이 SKT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이 부분에서 일치된 의견을 보인다. 당장 들어갈 인수자금 보다 향후 반도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들어가야 할 대규모 투자자금이 더 문제라는 인식도 공통적이다.

시너지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지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SKT가 반도체 사업 경험이 부족해 향후 경영성과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SKT의 경우 평균 15.9%인데 비해 하이닉스는 0.3%에 불과해 수익성의 불확실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승응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뿐 아니라 SKT에서 밝힌 비메모리 부분에 대한 경험과 투자는 하이닉스도 아직까지 보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SKT의 결정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의 직접 제조를 통해 디바이스-컨텐츠의 조화를 이루는 애플식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T가 이동전화서비스 및 티스토어, 네이트온, T-Ad 등 컨텐츠 기반 사업을 갖고 있으므로 디바이스를 추가로 갖추게 되면 한국판 애플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T가 인적 분할을 통해 통신지주사를 탄생시키면 추가적인 하이닉스 투자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하이닉스가 통신장비·부품 부문에서 성과를 나타낼 경우 수직 계열화 완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일규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SKT의 하이닉스 인수 참여가 실보다 득이 많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기에 진입한 상황에서도 설비투자를 감당할 만큼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회사로 인수 후 추가적인 현금 투입이 필요없는 좋은 투자대상”이라며 세간의 우려와 다른 분석을 내놨다.




정호창 기자 hoch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