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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하이닉스 인수 묘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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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22일 오전. 현대중공업 서울 사무소가 입주한 계동 사옥의 분위기는 예전과 다름 없었다.


전날 하이닉스반도체 주식관리협의회(채권단)이 하이닉스 인수ㆍ합병(M&A)을 위한 매각공고를 낸 후 관련 업계와 언론에서 유력 후보로 현대중공업을 거론하면서 뭔가를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색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고, 오히려 외부의 소문에 의존해 상황을 짐작할 뿐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 문제 대응 방안과 관련해 어떠한 지침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사내에서는 아직 어떤 상황인지도 파악이 어려울 지경이다"라면서 "조만간 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소문이 돌고는 있지만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주요 경영진들은 홍보실에서 모은 언론 기사 스크랩을 통해 하이닉스와 관련된 모든 소식을 체크하고 있다고 한다. 여론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살피겠다는 것으로, 참여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간접적인 사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인수ㆍ합병(M&A)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아직 현대중공업측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애매한 입장이지만 이미 언론과 채권단 등이 인수 참여 가능성을 제기한 만큼 발을 빼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그렇다면 이미 현대중공업은 인수 참여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인수자가 될 경우) 협상에서 채권단에 끌려가지 않기 위한 묘수를 찾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 과정에서의 특혜 시비와 채권단과의 적정 인수 가격을 들 수 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21일 "단독입찰이 될 경우 2주 정도 기간을 두고 연장하겠지만 (추가 입찰자가) 안 들어올 경우 기본적인 요건이 되면 (우선입찰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재계에서는 분가한 기업을 옛주인이 다시 찾으려고 할 때는 나머지 기업들은 자연스레 뒤로 빠져 주는 도를 지켜왔는데, 현대건설 인수전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하이닉스도 이런 분위기로 가고 있다는 것이며 정부도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는 채권단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외환은행(하이닉스 지분율 3.42%), 우리은행(3.34%), 신한은행(2.54%) 등 주요 주주들은 인수 후보가 한 기업으로 몰리면 협상의 주도권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연내 매각 방침이 강경한 상황에서 자칫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도 고민이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 때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그룹이 맞붙은 양강 구도로 진행되면서 회사 몸값이 올라 특혜 시비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사세가 워낙 크다보니 욕심을 내는 기업이 없는데다가 현대중공업이 대세로 굳어지는 가운데에서 경쟁에 나서겠다는 기업은 쉽게 나타나진 않을 전망이다.


무혈 입성도 가능하며, 가격도 원만한 수준에서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외부 저항이 문제다.
유 사장이 단독 입찰 허용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으로 채권단은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혜라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데다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대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과의 관계를 문제 삼을 경우 새로운 변수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현대중공업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으며, 최고 결정권자도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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