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설]'위험한 박카스' 약국은 왜 박스로 파나

시계아이콘01분 00초 소요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 논의의 본질은 국민 편의 증진이다. 휴일이나 심야 시간 대에 문을 연 약국이 없어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점을 해소해 약에 대한 접근권을 넓히자는 게 목적이다.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 등 안전성이 검증된 가정상비약의 경우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본질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약사들이 건강권 운운하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확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카스와 까스명수 등 44개 품목의 의약외품 분류에 따른 반대급부로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 처방전 리필제, 성분약 처방 실시 등을 주장하며 약사와 의사 간의 논쟁으로 초점을 흐리고 있다.

약사들의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약사들은 전문의약품 479개 품목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 달라면서 그 이유로 오남용 우려가 적고 유효성과 안정성이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카스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까스명수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치명적이어서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슈퍼 판매를 반대한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렇게 위험한데 왜 약국에서는 설명도 없이 박카스, 까스명수를 박스로 파는가.


보건복지부의 잘못이 크다. 약사들의 눈치를 보며 하느니 안 하느니 오락가락한 게 화를 키웠다. 처음부터 국민 편의를 위해 정책 방향을 명확히 했다면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지난주 44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슈퍼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결정만 해도 알맹이가 없다. 국민이 원하는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는 중추신경계와 간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빠졌다. 의약외품이 아닌 '자유 판매약'이라는 분류를 신설해 슈퍼에서도 팔 수 있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약사들의 반발이 거세 법 개정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고 한다. 딱한 노릇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가정상비약의 슈퍼 판매는 국민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오늘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약사회는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 판매에 대한 논의는 아예 거부할 것이라고 한다. 옳지 않다. 약은 특정 이익집단의 밥그릇 챙기기 대상이 아니다. 복지부는 국민 편의를 최우선으로 반영해 개정안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