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 부진 우려
실적발표 앞두고 분기·연간 전망치 내려잡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국내외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하향조정에 나섰다. 스마트폰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될 결과다. 반도체와 LCD패널 재고증가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 등 대내외적인 요인도 부정적 전망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증권이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부문 손실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13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하향조정한데 이어 신영증권도 주요 사업부문의 단기 불확실성 등을 반영해 122만원에서 118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분기 및 연간 전망치도 속속 하향조정했다. 신영증권은 2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3조6000억원, 15조4000억원으로 낮추고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를 8만2196원으로 기존 전망치 대비 7% 이상 내려잡았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대로 추정했으나 최근 3조원대 중반으로 조정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중간 점검한 결과 시스템LSI,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스마트폰을 제외한 부문에서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반도체·LCD 패널 재고증가와 세계 경기 우려로 인한 단기 불확실성 확대로 수익전망을 하향한데 따라 목표주가도 118만원으로 3% 조정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대형 LCD부문은 1분기 대비 적자폭은 축소되겠지만 턴어라운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대형 LCD부문은 1분기 3800억원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230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적자폭은 4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분기 흑자전환에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지만 악화된 LCD업황을 분기내에 극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맥쿼리증권은 “LCD업황의 바닥 탈출 시기가 지연돼 삼성전자 LCD부문이 2분기내 턴어라운드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생산라인 역시 알루미늄에서 구리 회로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2% 내린 4조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세계 휴대전화시장 현황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2분기 들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대수 기준 17.2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6.36%에 그친 노키아를 제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LCD부분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던 신영증권도 2분기 핸드폰 출하량은 7320만대로 전분기 대비 5% 증가에 그치겠지만 스마트폰 출하량은 1950만대를 기록해 예상대로 글로벌 1위 등극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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