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기거하는 홀몸노인 위해 청소 실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공공복지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2일 출범한 성북구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이달 10일 장위2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쓰레기로 가득 찬 한 홀몸노인의 집을 말끔히 청소했다.
◆쓰레기와 기거하는 홀몸노인 위해 청소 실시
수혜 대상 홀몸노인은 장위2동에 거주하는 장 모 할머니(72). 장 할머니에게는 지방에 거주하는 아들이 한 명 있지만 부양능력이 없고 연락도 잘 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 회원과 환경미화원, 장위종합사회복지관 직원, 구청과 동 주민센터 공무원 등 4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톤(t) 트럭 5대 분량 쓰레기를 치웠다.
특히 협의체는 이 날 청소를 위해 폐휴지라고도 할 수 없는 수집품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할머니와 3개월에 걸쳐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 날 청소 후에도 인근 목욕탕에서 함께 목욕을 하며 따뜻한 이웃애를 나누었다.
쓰레기를 치울 때는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했던 할머니는 집안이 말끔해지고 봉사자들이 목욕탕에 가서 친근하게 때도 밀어주며 함께 대화를 하자 이들을 팔로 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성북구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취약계층 생활 안정과 자립 증진을 위해 일회성이 아닌 생계 의료 주거 교육 등 통합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의체는 이날 대대적인 쓰레기 청소 후에도 다양한 지역 자원과 연계, ▲수도 보일러 화장실 수리 ▲방역 소독 ▲도배 장판교체 ▲위생환경 유지를 위한 생활 안내 ▲주방용품과 침구류 지원 ▲정신건강관리 ▲지속적인 안부확인과 식사제공 등을 추진한다.
이는 지역의 사회복지자원이 연계해 소외되는 이웃을 무심코 넘기지 않고 돌보아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사각지대 계층 지원 사례
한편 이 밖에도 동선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낡은 건물에서 거주하는 한 홀몸노인의 집에 빗물방지를 위한 새시 문을 설치해 주었다.
또 파킨슨병으로 근로가 어려운 가장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부인, 고교를 중퇴한 아들이 있는 가정을 위한 지역병원과 청년인큐베이팅 사업과 연계, 실명위기 저소득주민 안과수술 연계, 턱기형 초등학생 치과교정 연계, 수십 년 정신질환을 앓아온 동생과 떠돌이 생활을 하던 형을 위한 이웃들 돌봄, 동파 가구 보일러 교체 지원 등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위기상황에 처한 주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마을이 성북구가 추구하는 ‘성북형 복지공동체’"라며 "이 공동체 목표인 굶는 사람이 없는 성북, 자살 없는 성북, 고독 없는 성북을 만드는 데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중추적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성북구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활약이 실질적인 주민체감 복지로 이어지며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정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성북구 복지정책과(☎920-3356)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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