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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명품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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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조건 내 맘대로
-한국에선 더 비싸게
-사회 환원 쥐꼬리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한국은 '봉'이다. 명품시장만큼은 적어도 그렇다. '수틀리면' 매장 철수는 기본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을 붙잡는 건 국내 유통업체들이다. 이들은 또 국내에서 해외보다 턱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해 제품을 판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들의 '횡포'에 반기를 들 엄두를 못 낸다. 일부 제품은 이 같은 불합리한 가격에도, 내놓기가 무섭게 팔린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엔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광풍만이 몰아치고 있다.

이들의 횡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해마다 엄청난 수익을 챙기면서도 기부금은 이익금의 0.01%도 안 된다. 대한민국 명품시장의 현주소다.


막돼먹은 명품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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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제품 국내서 턱없이 비싸=루이뷔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 주요 명품 브랜드가 국내서 겁 없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 국내서는 유럽 현지 판매가격보다 수백만원씩 올려, 500만원대 핸드백을 700만원대에 파는 일이 허다하다. 관세와 부가세, 통관비용 등을 제외하고도 가격횡포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명품 중의 명품'이라 불리는 샤넬의 경우 국내서 2년 반 동안 가격을 네 번이나 올렸다. 가격을 높일수록 더 잘 팔린다는 '베블렌 효과'를 몸소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얇아지게 하고 있다.


'OOO코리아'로 불리는 이들 명품업체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가격조정에서도 '올린' 적은 있어도 절대로 '내린' 적은 없다. 국내시장에서 취할 것만 취하겠다는, 상도덕에 어긋난 자세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협력조건은 “내 맘대로”=이들 업체는 틈만 나면 배짱을 부리며 협력업체들에 턱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루이뷔통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내 매장 영업을 지난달부터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백화점 건물 리뉴얼 공사가 시끄럽다는 이유에서다. 백화점 측이 매장 공간을 옮겨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루이뷔통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앞서 구찌 역시 면세점업계를 흔들어 놓았다.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해 있던 구찌는 더 낮은 마진을 요구하다 이것이 수용되지 않자 경쟁사인 롯데면세점으로 거처를 옮겨버렸다. 한편 현대차와 협업해 제네시스 프라다를 만든 프라다 역시 협력과정에서 엄청난 '까탈'을 부렸다.


일례로 차량 지붕에 달린 내비게이션 안테나에도 프라다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프라다 디자이너들이 차량 디자인을 마무리하면 현대차는 그에 맞춰 개발작업을 해야 해 어려움이 컸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축하파티에서 '핑거푸드' 하나까지 프라다 측의 '입맛'에 맞춰야 했다고 하니 그 분위기가 짐작이 간다.


◆사회 기부금은 '쥐꼬리'=이들 명품업체는 브랜드 파워를 내세우며 국내 백화점이나 면세점 수수료를 적게 내는 등 혜택은 취하면서 국내 고객을 위한 사회 환원에는 인색하다. 한국 시장에서 얻어가는 것과 돌려주는 것에 현저한 규모 차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루이뷔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273억원에 영업이익 실적 523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84%가 넘는 440억원을 중간 배당을 통해 본사에 지급했다. 고액 배당을 통한 이익금 빼내가기는 버버리, 페라가모, 프라다도 마찬가지였다.


이익금을 빼내가는 방식도 다양했다. 구찌그룹코리아의 경우 이탈리아 본사의 100% 자회사임에도 본사의 경영자문을 받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경영수수료 지급에 관한 계약을 맺고, 자문료 명목으로 매년 50억원 가량의 수수료를 내고 있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업체들은 한국에서 국내 매출액의 0.01%도 기부하지 않는다”면서 “팔 때만 명품이고 사회 환원에 있어서는 구멍가게보다 못하다”고 꼬집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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