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콧대높던 명품들'···한국서 콧대 낮추고 혈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콧대높던 명품들'···한국서 콧대 낮추고 혈투
AD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콧대를 한없이 높이 세우던 세계적 명품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보는 시각이 확연히 달라졌다. 한국 소비자 위에서 군림하던 데서 벗어나 이제는 너도나도 '러브콜'을 보내며 다양한 전략으로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펜디 등 내로라하는 세계 명품 브랜드들이 아시아 명품시장의 '핵'으로 급부상하는 5조원 규모의 한국시장을 잡기 위해 불꽃튀는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것.

세계 최초로 국내 공항 입점을 하거나, 아예 경쟁업체보다 대우가 못하다며 보란듯이 경쟁유통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도 나왔다. 그런가하면 예전에는 상상조차 힘들었던 패션쇼를 제안해오고, 국내 자동차업체와 손잡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영역 확대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이처럼 국내 명품시장이 명품 브랜드의 각축장으로 변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10배 규모로 추정되는 일본 명품업계가 맥을 못추고 있는데다,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과 동남아 등 외국 관광객들의 한국내 명품 쇼핑이 크게 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업체 구찌가 인천공항내 신라면세점에 들어선 점포 2곳을 모두 빼기로 결정했다. 신라면세점은 구찌대신 프라다의 세컨드 브랜드인 미우미우와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유치키로 했다.


반대로 구찌는 오는 8월 인천공항내 롯데호텔 면세점, 오는 11월에는 김포공항내 롯데호텔 면세점에 입점하게 된다. 루이뷔통에 대한 호텔신라측의 '특급대우'가 구찌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이는 단지 국내시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투는 루이뷔통, 구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구찌가 전년대비 약 40% 가량 급성장하면서 전세계 명품업체들에게 한국은 '서프라이즈 마켓'으로 불리고 있다.


명품업체 프라다는 홍콩증시에 상장을 앞두고 국내 자동차업체 현대차와 손잡고 프라다 제네시스를 출시해 선보임과 동시에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 롯데의 아웃렛까지 진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명품업체 펜디는 서울에서 범아시아 패션쇼를 열고 싶다고 먼저 제안해, 핫이슈를 일으키며 한강 세빛둥둥섬에서 모피쇼를 열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올들어 글로벌 시계업계 거물들이 잇달아 한국을 방문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명품시계 매출은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2008년 이후 매년 40% 가량 신장하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시장을 직접 눈으로 파악하기 위해 CEO들이 발품을 팔고 나섰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보베'의 오너인 파스칼 라피 회장이 한국시장 진출을 기념해 지난달 방문했고, 프랑스 시계 브랜드 미셸 에블랑의 오너인 피에르 미셸 에블랑 회장과 스위스 명품 위블로의 장 클로드 비버 CEO도 한국을 찾았다. 루츠 베이커 몽블랑 CEO와 장 클로드 바빈 태그호이어 CEO등이 연이어 한국시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런 명품업체들이 국내 백화점, 면세점 등 고급 유통채널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열양상'이 아직까지 가격인하 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명품업체들의 겁없는 가격인상정책과 턱없는 수수료율이 그 대표적인 예다. 오히려 명품업체들은 가격이 오르는 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를 노려 1년에도 수차례 턱없이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명품 브랜드에 최고 명당 자리를 내주는 것도 모자라 최저의 수수료를 받기로 하는 등 '명품위주'의 유통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