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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유럽 쇼핑중.."돈 되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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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현금에 중국 정부 지원 뒷받침

中 기업 유럽 쇼핑중.."돈 되면 산다" <중국 기업의 유럽 투자 대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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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기업들이 세계화를 표방하면서 업종에 상관 없이 유럽 기업 인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는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으면서 유럽 기업들을 뒤흔들고 있는 바람에 유럽연합(EU)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왕중난(王宗南) 중국 광밍식품그룹 회장은 지난 5일 벨기에 브뤼셀 쉐라톤 호텔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전문가를 만나 "유럽의 대표 식품기업 3곳 정도를 인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70억달러의 매출을 거둔 광밍식품은 2015년까지 매출액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중국 증권가에서는 광밍식품이 해외기업 인수 외에는 매출액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PC제조업체 레노보는 이달 초 독일 메디온 지분 37%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규모는 4억6600만유로(약 6억7100만달러)로 레노보가 2005년 IBM PC사업 인수한 이래 최대 규모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2003~2005년 중국의 유럽 기업 인수 규모는 8억53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5년 후인 2008~2010년 그 규모는 439억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현재 중국이 인수한 유럽기업 수는 118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2015년까지 중국 기업의 세계 판매망 구축 및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집중 지원할 계획인 만큼 중국 기업들의 유럽 쇼핑은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100여개 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는 M&A 전문 컨설턴트 궈위팡씨는 "기업 사냥에 나서는 중국 기업들은 M&A 대상 기업에 많은 규모의 돈을 투자할 수 있고 중국 시장에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현지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유인책들로 유럽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이 미국 시장 진출 보다 더 수월하다고 여기고 있다. 2년 전 중국 정부가 대기업 약 3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분의 1이 유럽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28%) 보다 비중이 높을 정도다.


WSJ은 미국의 경우 중국 기업이 직접투자를 결정할 때 정부가 나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투자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의 경우 자금 유입을 환영하며 규제가 심하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경제연구소 로듐그룹의 틸로 하네만 연구원은 "유럽에는 수 백개의 매력적인 기업이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처럼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예민해 하지 않는다"며 중국 기업이 유럽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설명했다. 로듐그룹은 지금부터 2020년까지 향후 10년간 중국 기업의 해외 시장 투자 규모는 1조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 갖는 관심이 커질수록 유럽 기업들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 분야가 가장 심하다. 중국이 유럽 기업들에 손을 대는 것이 첨단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중국 기업 투자가 하나의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며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다. 안토니오 타자니 EU 산업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에서도 미국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같은 전담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CFIUS를 통해 해외 자본의 미국 기업 투자에서 국가안보 관련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이를 해당 업체에 전달해 자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도록 유도한다.


타자니 위원은 "집에 불이 나기 전에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유럽에 누가 투자를 하려 하는지, 왜 투자를 하는지에 대해 확실히 조사하고 감시·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세계 2위의 전선업체인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이 네덜란드 경쟁사 드라카 홀딩스를 1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일주일 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 톈진 신마오가 나타나 네덜란드 기업을 13억달러에 날름 삼키려던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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