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연간 인하효과 7500억원에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반영해 산정
-KT 4600억원, LG유플러스 2600억원 예상..영업이익 감소에도 그대로 반영
-올해 통신 3사 투자금액 증가액(1조1000억원)보다 연간 실적 감소폭(1조5000억원)이 더 커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SK텔레콤의 1인당 연간 2만8000원에 달하는 요금인하 결정이 통신업계의 실적 및 투자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당초 표준요금제만 기본료 인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요금인하 정책을 반영, 기본료 인하 대상을 모든 가입자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요금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통신 3사 실적 감소폭도 기존 예상 대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연간 실적 감소폭은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각 사별로 방통위 및 SK텔레콤이 마련한 인하안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가정하에 산출한 것으로 SK텔레콤의 연간 인하효과 금액 7500억원을 각 사별 이동통신 분야 시장점유율로 곱한 수치다. SK텔레콤의 요금인하 방안에 따른 실적 감소폭은 기본료 인하 3120억원, 스마트폰 맞춤형 요금제 도입 2080억원, 문자(SMS) 50건 무료 제공 1770억원, 유·무선 결합상품 요금인하 350억원, 선불요금 인하 160억원 등으로 예상됐다.
이미 7500억원 수준의 요금인하 정책을 발표한 SK텔레콤(점유율 50.6%) 외에 지난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31.6%를 차지한 KT는 연간 실적 감소폭이 4600억원, 17.8% 점유율을 보였던 LG유플러스의 감소 금액은 260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통신 3사가 기록한 영업이익을 올해에도 유지한다고 가정할때 SK텔레콤은 1조2850억원, KT는 1조5930억원, LG유플러스는 3950억원 수준으로 변경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과 다르게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기본료 인하를 단행한 SK텔레콤의 정책이 여타 통신사의 인하 방안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본료 인하로만 통신 3사가 6000억원의 매출 감소를 감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의 반응은 한마디로 '부정적'이다. 정부의 자율경쟁 기조 상실, 예상되는 제한적인 소비자 체감도, 투자 축소 영향 등이 주요 사유로 언급됐다.
KT 관계자는 정부의 요금인하 발표에 대해 "요금인하는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경쟁하는게 최선"이라며 "경험에 비춰볼때 자율경쟁으로 인한 요금 인하가 있을때 소비자의 체감, 호응도 모두 좋았다"고 제한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시장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의 요금이 타사 대비 10~15% 수준 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SK텔레콤의 요금인하 정책을 면밀히 살펴 선택적으로 판단 및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늘어나는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한 각사별 투자 전략에도 이상 신호가 생겼다는 평가다. 올해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따른 통신 3사의 망 투자 금액 단순 증가분보다 통신요금 인하로 인한 실적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통신 3사의 투자 예상액은 7조5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1조1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2조6200억원, 3조2000억원, 1조7000억원 수준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투자액을 포함한 수치다.
중·장기적인 투자 심리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롱텀에볼루션(LTE) 투자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통신망 고도화 사업 등 다소 시간을 두고 투자할 수 있는 부분은 심리 위축 수준이 더 클 것"이라며 "아울러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통신 3사의 요금인하 부담이 중·소기업으로 전이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