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인마을 PFㆍ외환銀 매매계약ㆍ노사 임금협상 등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은행권의 굵직한 협상들이 모두 지지부진하고 있다.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둘러싼 채권단과 시공사 간의 협상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연장 협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간의 임금협상 등이 모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헌인마을 PF사업의 시공사인 삼부토건·동양건설과 채권단 간의 논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공사들이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도 벌써 한달 하고도 보름이 지났지만 지루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원래는 현행법상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은 한달 안에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채권단과 시공사가 법정관리 철회를 위한 협상에 들어가면서 법원에 결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이들의 입장을 존중해 결정을 연기했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동양건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법정관리 철회를 위한 논의에) 특별한 진전은 없다"며 "삼부토건과 같이 여러 방안을 갖고 논의 중이지만 동양건설이 (법정관리 철회 등) 입장을 내놓지 않아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헌인마을 PF 대주단과 삼부토건은 7500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전제로 기존 대출 만기연장 금리 등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동양건설의 경우 대주주인 최윤신 회장의 사재 출연 거부 이후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동양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실질적인 담보나 대주주 사재 출연이 없이는 신규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연장 협상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양측 간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외환은행에 유입된 세후 약 8000억원의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감안해 론스타는 가격을 올려달라는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주가 하락을 이유로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지분 10%를 먼저 매입하는 방안도 서로 간에 논의되고 있다. 하나금융 계열사를 동원해 5%씩 지분을 사들인 뒤 외환은행 경영에 실질적으로 발을 담그려는 것이다. 그러나 관건은 가격인 만큼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론스타 입장에서 10%를 먼저 처분하면 나머지 41%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만큼 썩 좋은 거래도 아니다.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 간의 임금협상 역시 지난달 12일 첫 만남을 가진 뒤 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에 대해 사용자 측은 2.1%, 금융노조 측은 8% 이상으로 제시해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노조는 임금협상 외에 신입직원 초임 원상 회복과 성과연봉제 도입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협의회는 성과연봉제 등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추가 교섭 위해 서울 명동 은행회관으로 들어가려는 금융노조를 경찰이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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