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집트에 40억 달러를 빌려주기로 합의했다.이로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이후 냉각됐던 양국 관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사우디가 이집트에 소프트론(soft loan. 대출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기간이 긴 차관)과 예치금(deposit), 보조금(grants) 형태로 40억 달러를 이집트에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드 빈 압둘라지즈 카탄 이집트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이집트 국영 신문인 아람(Aharm)회견에서 지원총액은 5억 달러의 예산 지원금과 5억 달러의 소프트론이 포함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는 이집트의 국채를 5억 달러에 매입하고, 소프트론으로 5억 달러는 사우디아라비아개발기금에서 개발 프로젝트에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10억 달러는 이집트 중앙은행에 예치되며 사우디의 이집트에 대한 수출자금 지원을 위해 7억5000만 달러의 신용한도도 연장된다.
이집트의 집권 군사위원회의 모하메드 후세인 탄탄위 위원장은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로써 사우디 동맹국이자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간의 관계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이후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도 이집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미국이 10억 달러에 이르는 이집트의 채무를 탕감해주고, 이집트를 위해 기업 펀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도 "연간 최고 30억 유로(43억 달러)를 이집트와 북아프리카의 다른 민주국가에 대출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와 미국 등이 이집트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무바라크 퇴진을 가져온 시위로 수출이 안되고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감하고 재정수입이 줄어들면서 자칫 국가부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집트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12월 360억 달러에서 무바라크 퇴진이후인 2월에는 28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사미르 라드완 이집트 재무장관은 "이집트는 2012년 6월 말까지 100억~120억 달러의 외부 자금지원을 필요로 한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30억~40억 달러 대출을 받고, 세계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라드완은 지난주 "2011~2012년 회계연도는 국내총생산이 3~4%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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