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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리포트 -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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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리포트 -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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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이 8일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 1차 경연에서 1위를 했다. 박정현, 임재범, 이소라, BMK, 김범수, 윤도현, 김연우 등 7명의 가수는 방송을 통해 ‘내가 부르고 싶은 남의 노래’ 미션을 수행했다. 기존의 ‘나는 가수다’가 룰렛을 통해 무작위로 곡을 배치했다면, PD 교체 후의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에게 최선의 선곡을 고르게 한 뒤, 그들이 원하는 해석과 노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나는 가수다’가 다른 가수들과의 경쟁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자기 자신의 최고의 음악을 끄집어내는 자신과의 경쟁에 포커스를 맞추게 됐음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노래에 대해 감상하고 이야기할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나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모두 그들의 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청자들의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나는 가수다’에 관한 짧은 리포트를 작성했다.

박정현 1차 경연의 핵심은 해당 가수와 선정 곡의 조화, 해석의 독창성, 감성적 호소력이었다. 방송 초기의 논란과 선호도 조사에 따른 부담감 때문인지 가수들은 다소 과잉된 감정을 표현하거나 파격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데 중점을 둔 듯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1위에 오른 박정현은 본인의 색깔과 조용필의 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가장 조화롭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남자 가수의 노래이지만 목소리의 힘에 있어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저음의 부드러운 표현과 고음의 강한 표현을 매끄럽게 연결시키는 재능을 과시했다. 원곡의 형태를 적당히 남겨 놓으면서도 재해석의 맛을 적절하게 넣었고 가수의 가창 스타일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했다.


임재범 가장 파격적인 해석은 임재범과 이소라의 무대였다. 임재범은 남진의 트로트 곡 ‘빈잔’을 골랐고, 이소라는 보아의 댄스 넘버 ‘No. 1’을 선택했다. 해석된 곡은 전혀 다른 장르로 탈바꿈했다. 대북 연주와 함께 시작된 임재범의 무대는 수도승을 연상시키는 저음으로 시작해 록 그룹 시나위나 아시아나 시절을 연상시키는 록 보컬로 ‘빈잔’을 뒤바꿔놓았다. 감기 몸살로 인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임재범은 연주를 마치고 곧바로 병원으로 향해 이후 녹화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이소라 이소라는 보아의 원곡을 전혀 다른 곡으로 변형시켰다. 에미넴의 ‘Lose Yourself’ 도입부를 연상시키는 기타 연주로 시작된 이소라의 ‘No. 1’은 경쾌하고 밝은 원곡에 그림자와 습도를 더해 슬프로 격정적인 인디 록 넘버로 바꿔놓았다. 임재범과 마찬가지로 이소라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아티스트의 개성이 살아 있는 해석이었다. 무엇보다 원곡을 관통하는 댄스 리듬과 발랄한 정서를 100% 지워내고 기본적인 뼈대만 남긴 채 새로운 편곡과 창법으로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다는 점은, 감정 표현이 다소 과잉이었다는 점에도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시도였다.


김범수 선호도 조사에서 7위에 그쳤던 김범수는 비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등장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나 변함없는 가창력과 해석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원곡인 유영진의 ‘그대의 향기’보다 훨씬 깊은 감정 표현으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가수 자신의 말처럼 마음을 비우고 노래해서인지 원곡의 선율이 지닌 장점과 자신의 노래 스타일의 장점을 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참신한 해석은 없었으나 원곡에 맞춰 가장 무난하게 부른 곡이었다.


김연우 김연우는 김건모의 ‘미련’을 불렀다. 이날 출연 가수 중 원곡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연주했다. 흐느끼는 듯한 감성적인 노래 스타일은 원곡의 느낌을 잘 살리는 듯했으나 감정 묘사가 과잉인 듯한 인상도 지우기 힘들었다. 김연우는 “준비한 대로 잘 못 했고 많이 틀려서 아쉽다”고 말했다.


윤도현 윤도현은 자신의 무대에 대해 스스로 “맘에 들지 않는다”며 “나도 모르게 부담이 생겨서 그런지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자책했다.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을 택한 그는 원곡의 보컬 부분을 재해석하는 대신 키보드를 포함한 록 밴드 편성의 재해석에 집중했다. 하지만 동화적인 원곡의 강한 아우라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고, 윤도현 혹은 YB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가라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BMK BMK는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를 불렀다. 보컬의 문제라기 보다는 창법과 재즈 밴드 편성이 어울리기 힘들었다는 점이 청중 평가단의 호응을 받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차분한 재즈 편곡과 달리 BMK의 노래는 너무 힘차고 뜨거웠기 때문이다. 넘치는 성량과 감정 묘사가 특징인 BMK와 변진섭의 노래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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