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률 20% 육박…하반기 되면 안정될 듯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이 20%에 육박하며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1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9.6%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22.4%)이후 2년3개월만의 최고치다.
◆국제유가 영향에 급등 = 수입물가가 급등한 것은 리비아 반정부 사태 등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이 정정불안을 겪으며 국제유가가 2월에 이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108.72달러를 기록하며 전월평균 대비 배럴당 8.48달러(약 8.5%) 상승했고, 이에 따라 수입되는 원유 가격도 전년동월대비 38.3% 올랐다.
원자재 중에서 철광석(103.1%)과 액화천연가스(11.8%) 등도 올랐고, 농림수산품 중에서는 옥수수(37.4%), 천연고무(74.6%), 밀(79.0%), 원면(109.2%) 등이 올랐다.
중간재 중에서도 석유제품, 화학제품 급등 폭이 커 나프타가 32.6%, 부탄가스가 18.7%, 휘발유가 32.6% 올랐고, 암모니아가 65.3% 올랐다. 이밖에도 자본재 및 소비재가 전년동월대비 각각 1.8%, 4.1%씩 올랐다.
임수영 물가통계팀 과장은 "전체 소비제품 중 10%정도가 수입물이므로, 향후 생산자 ·소비자물가 오름폭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물가, 언제 진정되나 = 수입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것은 지난 12월(12.7%). 4개월 연속 10%대에 머무른 셈이다.
4월에는 20%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수입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언제쯤 진정될까. 한은 측은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부터는 수입물가 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운 물가분석팀장은 "오는 하반기부터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인 MENA 지역의 정정불안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주요 산유국으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 이에 따라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폭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수입물가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한은은 두 지표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원유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할 경우, 소비자물가와 수입물가의 변동 흐름은 거의 동행한다"며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는 1~2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미 지난 13일 경제전망 수정치를 통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평균을 상반기(4.3%)보다 낮은 3.6%로 제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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