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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레알 돋는다 (2)쩐다 (3) 드립 그만 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차도남 차승원, 레알 돋는다". "응 초콜릿 복근 좀 봐. 완전 종결자 수준이야".


"현빈앓이 때문에 책이 레알 안읽힌다...어쩌지". "너도 참 쩐다. 이제 드립은 그만치고 가서 공부나 하자".

김소영씨는 요즘 새로운 말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만날 하소연이다.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학생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아이들끼리 쓰는 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학생들은 재미있는지 저희들끼리 이말저말을 주고받으며 깔깔댄다. 김씨는 이럴 때마다 외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신조어가 점점 빠르게 생성되고 있다. 말도 어려워졌다. 예전 같으면 뜻을 미루어 짐작이라도 했지만 요즘은 유추 자체가 힘들 정도다.

김씨가 들었던 대화를 풀이하자면 이렇다. 첫번째 대화는 "차가운 도시의 남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차승원 정말 멋지다", "응, 운동으로 탄탄한 복근 좀 봐.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두번째 대화는 "현빈이 너무 좋아서 정말이지 책이 읽히지가 않는다", "어이없다. 궁색한 변명은 그만하고 가서 공부나 하자"라는 내용이다. 이 중에서 '쩐다'는 표현은 감탄사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으니 문맥에 맞게 적당히 파악해야 한다.


신조어의 탄생은 간단하다. 누군가가 올린 글이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빠르게 확산된다. 온라인 세상에서 시작된 뒤 방송에서 이를 다시 전하면 국민 유행어 수준으로 번진다.


예컨대 민망하고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를 때 쓰는 '오그라든다'는 표현도 그렇게 시작했다. 디씨인사이드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발단이다. 이 사진 속에는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면 손이 오그라들 줄 알라는 한 할머니의 경고문이 담겨져 있다. 누군가가 사진으로 찍어 사이트에 올린 것이다. 이 때부터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유행처럼 번졌고 지금의 뜻으로 점차 확대됐다.


신조어가 이같이 범람하는 가운데 김씨처럼 신조어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신조어 지식 수준을 판단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까지 나왔다. 아이폰용 '신조어능력시험' 앱이다.


이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들은 차도남, 레알, 돋다 등 수많은 신조어의 뜻을 알 수 있는지 테스트할 수 있다. 신조어 시험을 보고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얻을 경우 신조어 활용 자격증도 받을 수 있다. 김씨처럼 신조어에 둔감한 사용자들을 위한 신조어 사전 기능도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한 유행과 재미로 넘기기에는 우리말이 '오염'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음에는 다들 재미로 시작하겠지만 일상 생활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톡톡'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은 "요즘에는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신조어를 쓴다"면서 "전국민이 '초딩'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kbn0228'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신조어 듣다 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라면서 "신조어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말했다. 닉네임 '콜라콜라'인 누리꾼은 "신조어가 이같이 일상화되다가 우리말로 굳어질까 무섭다"며 "지금이라도 국어 사용 순화 운동을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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