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7만여대 판매 호조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 선공에 맥을 추지 못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폰'을 선보이며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17일 IT전문 블로그 넥스트웹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이 지난 2월 약87만7000대 가까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폰의 누적판매량은 338만대로 매월 판매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MS의 추락은 예견된 결과였다. 시장 판도가 바뀌며 PC업계의 황제라는 명패는 오히려 짐으로 작용했다. MS의 부진에 핵심 임원들은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회사를 세운 빌 게이츠와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조차 주식을 팔아치울 정도였다.
업계는 윈도폰의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패를 가르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에서 MS가 위협적인 속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MS판 앱스토어인 '윈도폰7 마켓플레이스'의 앱 숫자는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1만개를 넘어섰다. 애플 앱스토어(30만개), 구글 안드로이드마켓(20만개)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앱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는 평가다. 2주일마다 1000개 가량 늘고 있다. 애플이 앱 생태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의 강자로 자리잡은 사실을 고려할 때 윈도폰의 전망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MS는 자사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PC 시장에서 크게 히트했던 오피스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서도 지원해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한 게 주효했다. 윈도폰 사용자들은 PC에서와 마찬가지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쓸 수 있으며 오피스와 연계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MS는 연내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오피스 자료 저장 기능을 업데이트해 이같은 강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모바일'을 탑재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면서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애플 '아이팟'의 대항마로 선보인 MP3플레이어 '준' 생산도 중단했다. 스마트폰과 관계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한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행보도 조심스러워졌다. 국내 시장도 '윈도폰7 마켓플레이스'를 비롯한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가 이뤄지는 내년 하반기에 윈도폰이 출시될 전망이다.
한국MS 관계자는 "한글화나 마켓플레이스의 수익 분배 등 논의해야 할 문제가 아직 남아 있어 정확한 국내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올해 하반기께 윈도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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