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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쏠림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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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다.(이후 돌잔치에서 돌반지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달러화도 동반 급등했다.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결과다.


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 열린 14일 한국 증시는 쏠림현상이 극심했다. 오른 종목은 내린 종목(650개)의 1/3도 안되는 204개에 불과했지만 지수는 15포인트 상승했다.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가 1.30%나 올랐기 때문이다. 중형주(-2.16%)와 소형주(-1.81%)는 하락했고, 코스닥은 3.00%나 폭락했다.

삼성전자가 4%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90만원에 복귀했으며 하이닉스는 8%대 폭등으로 한국전력과 시가총액 순위를 바꿨다.


무거운 주식의 대명사인 포스코도 8%대 폭등으로 현대차를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섰다. 포스코 외에도 현대제철(10.12%), 하이스틸(14.90%), 동국제강(12.86%), 대한제강(10.87%) 등이 폭등하며 철강금속업종지수가 7.05% 폭등했다.

화학업종도 업종지수가 4.25% 급등하는 등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시세를 냈다. LG화학(5.41%), SK이노베이션(6.72%), S-Oil(12.90%) 등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이 오늘도 이어질까. 솔직한 답은 일본 대지진 이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여진에 대해 분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시세를 낸 일본과 수출경합주. 일본 현지 공장의 쓰나미로 인한 생산 차질에 엔화강세까지 기대되면서 전날 대폭등 장세를 연출했다. 전날 기세를 보면 지금에라도 당장 추격매수를 하고플 정도다.


대신증권은 2009년 3월 이후 외국인 자금의 포트폴리오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엔화의 추세적인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단기적으로도 복구 재원 마련을 위한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이 달러 약세 및 엔 강세를 지속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고베 지진이 발생했을 때 그랬던것처럼, 일본과 경합관계가 심한 업종들의 시장대비 초과수익은 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 의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엔화 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이 재해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옵션인 ▲ 미국 국채 등 해외투자자산을 매도하여 그 돈을 회수하고 ▲ 추가적으로 국채를 발행하는 것 중 미국 국채 매각 시나리오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미국 입장에서는 금리가 큰 폭 상승하게 되면 막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경기와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붓는 격이고, 일본 입장에서는 해외자산 매각 및 자금 송환으로 엔화가 급속하게 강세를 보일 경우 그렇지 않아도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들에 악재를 하나 더 얹는 꼴이 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는 엔/달러 환율이 100엔으로 지금보다 절대 레벨이 높았기 때문에 엔화 강세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지금은 그보다 20%나 낮은 81엔이다. 일본 정부는 현 수준에서 엔화가 더 강세로 가는 시나리오는 가능한 한 피하고 싶을 것이라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엔/달러 환율 추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돈을 풀고 부채를 늘리고, 국제사회는 이를 용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좀 더 부담을 지더라도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


이렇게 되면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국내 대형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퇴색하게 된다. 전날 급등으로 삼성전자 시총은 단숨에 5조6000억원, 포스코 시총은 5조26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반면 코스닥은 지수가 한때 4% 이상 급락하면서 니케이지수 급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진 테마주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급락세를 보였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매물이 쏟아지는데 이를 받쳐줄 곳이 없자 투매로 이어진 결과다.


일부 대형주에 몰린 열기가 '오버슈팅'이듯 코스닥에 대한 투매도 지금으로선 과도하게 보인다. 코스닥기업들의 상당수가 일본 부품에 의존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본 부품 의존도는 대기업이 더 하다. 코스닥기업의 상당수는 완성품 제조업체가 아니라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로 일본 부품업체들과 경쟁하는 기업들이 많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자연재해 앞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곁눈질로 참고할 만한 글로벌 증시도 정답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다만 변하지 않는 진실은 과도한 쏠림은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점이다. 장이 혼란스러울수록 부화뇌동보다는 냉정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일본 대지진 피해 확산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1.24포인트(0.43%) 하락한 1만1993.1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7.89포인트(0.6%) 내린 1296.39에, 나스닥지수는 14.64포인트(0.54%) 하락한 2700.97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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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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