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사실상 물가관리에 한계를 인정한 가운데 3월 물가도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생활필수품 가운데 가격인상 품목의 비중이 2월 하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가 이달들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한국소비자원의 T-Gate(가격정보 사이트)를 통해 생필품 79개 품목의 3월 1주(4일기준)판매가격을 전주(2월 18일)와 비교한 결과, 42개(53.2%) 품목의 가격이 전주 대비 인상됐고 34개(43.0%) 품목은 가격이 인하됐으며 3개 품목(3.8%)은 가격이 동일했다. 42개 품목의 인상은 전주의 30개 품목 인상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지난 2주 연속으로 인하 품목이 많았다가 인상 품목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79개 품목별로는 캔디가 6.3%가 올라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으며, 크래커, 콩나물, 샴푸도 각각 5.1%, 4.1%, 3.8% 인상됐다. 린스(2.8%), 녹차류(2.5%), 단무지(2.5%), 두루마리화장지(2.1%) 등이 2%대 인상률을 보였고 햄류, 된장, 섬유유연제, 당면, 커피 등이 1%대 인상률을 나타냈다.
인하된 품목에서는 돼지고기의 인하율이 6.3%로 가장 컸다. 최근의 구제역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면용 비누, 씨리얼 및 치약도 각각 5.2%, 4.1%, 3.8% 인하돼 공산품 위주로 인하된 점이 특징이다. 세탁세제(-3.7%), 즉석밥(-3.1%), 종이기저귀(-2.7%), 식빵(-1.9%), 초콜릿(-1.6%), 맛살(-1.5%),식초(-1.3%), 새우깡(-1.2%) 등도 소폭의 인하율을 기록했다.
241개 개별상품별로는 미장센 펄샤이닝 모이스쳐 린스 및 샴푸의 인상률이 각 각 12.9%, 12.1%로 가장 높았다. 일부 할인점에서 전주에 인하했던 가격을 원래대로 환원해서다. 그밖에 국산 무농약 옛맛 콩나물 12.0%, 쇠고기 불고기 9.7%, 아이비 8.3% 순으로 높은 인상률을 나타냈다. 세면용 비누인 두보레 장미비누가 22.3%로 가장 높은 인하율을 나타냈는데 일부 대형할인점에서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비트 20.9%, 메디안크리닉 치약 13.0%, 켈로그 콘푸로스트 9.9% 순으로 높은 인하율을 나타냈다.
앞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3월 소비자물가(CPI)도 2월(4.5%)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3.7%, 하반기 3.3%로 봤는데 연평균 3.5%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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