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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에도 경쟁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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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38세)은 요즘 성과연봉제에 대한 걱정이 많다. 지난해에는 연봉제라 해도 같은 직급간 연봉 격차가 크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간부급 이하 과장과 일반 직원에까지 성과연봉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같은 과장이라도 성과에 따라서 최대 900만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말에 김 과장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다소 위로가 되는 건 같은 부서 박 부장의 경우 간부급으로 분류돼 연봉격차가 최대 2500만원에 달한다는 것.


지난해 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캠코와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직원들이 최근 겪고 있는 고민이다.'방만경영'이나 '신의 직장' 등으로 불리던 금융공기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영선진화 작업에 들어가면서 이 같은 고민은 전체 금융공기업에 확산될 전망이다.

성과연봉제는 직원들을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연봉을 지급하는 제도로, 조직 내 경쟁원리를 도입해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연봉 격차로 인해 직원들이 동요할 수 있고 협의 없이 진행할 경우 노사양측이 연봉 평가체제에 100% 동감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3일 캠코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캠코 전 직원에게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결과, 간부인 3등급의 경우 동 직급간의 연봉 편차가 최대 28.5%(2500만원)에 달하고, 4급(과장)의 경우 편차가 최대 12.6%(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존 캠코의 연봉제가 1~3등급 간부에 한해서만 연봉 차등을 두고, 또 차등폭도 총 연봉의 12.2~15.6%에 불과했던 것과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3.8%로 정부의 대외기관 권고 기준(20%)을 초과했다.


예보 역시 올들어 전 직원에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동 직급간 연봉 차등폭을 20%로 확대했다. 해당 직급의 연봉이 평균 1억원이라면 최고ㆍ최하등급 직원의 연봉 차이는 2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정부가 제시한 공기업의 성과 비중 기준에 육박한다.


캠코와 예보는 지난해 12월 기존 연봉제 대신 1~6급 전 직원을 성과에 따라 S(최고),A,B,C,D(최하) 등급으로 나누고 이를 기준으로 연봉을 차등을 두어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기로 노사가 협의했다.


직원 대부분이 성과평가제가 '시대의 흐름'이라며 수긍하는 모습이지만, 일부 직원들은 향후 있을 경쟁격화에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직원은 "평가시스템은 만들어졌지만 과연 공정한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아 걱정"이라며 "내부 직원 경쟁과 갈등만 심화시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캠코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현재 직원 '특별제안'을 실시 중이며, 노조의 의견도 평가체제에 반영하고 있다.


예보 역시 공정한 평가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노조와 사측이 함께 참여하는 '성과평가위원회'를 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일단 현재 마련된 평가체제로 올해 연봉을 지급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제도를 고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예보 노조 측은 "임금 격차로 인한 직원들의 불안도 있지만, 직원투표를 통해 도입을 결정한 만큼 생각보다 잡음은 적다"며 "직원들도 공기업 선진화라는 시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 빨리 정부 권고를 받아들여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쪽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주택금융공사 등 다른 금융공기업은 현재 부장급(2급)~팀장급(3급) 이상 간부진에게만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있어 전면도입까지는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설립된 정책금융공사는 연봉제만을 도입하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의사항이라 아직 전 직원에게로 확대 적용되지 않았고, 2급(부장급)까지만 성과연봉제를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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