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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는 왜 유니다임을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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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달 중순, 국내 코스닥 상장업체 한곳이 미국의 탄소나노튜브(CNT) 전문업체 유니다임을 인수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들썩였다. 유니다임은 CNT와 관련해 750개 이상의 특허와 각종 원천기술을 가진 곳으로 지난 1월 삼성전자와 특허양도계약을 맺는 등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유니다임의 구체적인 거래내역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삼성에게 특허를 제공하는 모양새를 갖춘 셈이라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적인 기술력의 업체를 인수한 주인공은 연매출 550억원(2009년 기준) 규모의 휴대전화 배터리팩ㆍLED조명을 만드는 와이즈파워. 이 회사 박기호 대표(사진)는 "유니다임을 인수하면서 기존 거래처들, 특히 일본업체 사이에서 CNT 기술을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박기호는 왜 유니다임을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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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가 90년대 중반 삼성을 다닌 경력이 있는데다 기업 인수합병(M&A)로 회사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는 점을 이용해 거래처를 쥐락펴락할 수 있고, CNT기술을 육성하기보다는 단순히 회사를 사고 팔면서 이익만 남기지 않겠냐는 의문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일부 업체는 '삼성이 경쟁업체들에게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대리인을 앞세웠다'고 염려할 정도였다"며 "몇년간 근무경험만 있을 뿐 개인적으로나 업무상 인연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회사의 기존 주력사업 분야인 배터리팩은 LG전자와, LED조명은 해외시장에서 직접 영업을 하고 있기에 삼성과의 연루설은 말 그대로 설(說)일 뿐이라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CNT와 관련해 아직 이렇다 할 응용제품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초창기지만 유니다임과 박 대표에게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당장의 시장성때문이다. 현재 각종 디스플레이나 터치스크린을 만드는 데 사용중인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CNT가 첫손에 꼽힌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본의 세계적인 습식코팅ㆍ반도체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 터치패널업체 니샤, 종합화학업체 듀폰 등이 유니다임으로부터 관련기술을 배워갔을 정도다.


특히 최근까지도 디스플레이 시장이 해마다 30, 4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인수한 유니다임의 CNT기술 경쟁력은 곧 시장 장악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 틸리 유니다임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ITO에 비해 CNT는 각종 성능을 높인 반면 비용은 더 적게 든다"며 "오는 2015년까지 적게는 3조원, 많게는 8조원 이상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 역시 "그래핀이 첨단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10년을 내다보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CNT를 연구한 유니다임은 이미 일부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당장 6개월 후에는 관련매출도 발생하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란? 나노테크놀로지 분야의 대표적인 소재로 LCD나 휘는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반도체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현재는 이 분야에서 주로 인듐주석산화물(ITO)이 쓰이고 있지만 값이 비싸고 성능이 떨어져 탄소나노튜브가 가장 현실적인 대체재로 손꼽힌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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