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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동반성장, 대기업 인식변화가 관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6초

동반성장위원회가 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동반성장지수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별 동반성장 이행실적 평가(정량)에 1, 2차 협력 중소업체의 대기업별 체감도 평가(정성)를 더해 계량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대기업이 중소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점수로 매기겠다는 것이다.


동반성장지수는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강화하도록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다. 하지만 당사자격인 대기업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업종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인 데다 점수 공개를 통해 기업을 줄세우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이유에서다. 상생유도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율적인 상생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주장에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사실 동반성장은 법과 제도로 할 일이라기 보다는 대ㆍ중소기업이 서로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뤄내야 할 과제다. 그 길이 또한 실질적으로 상생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마냥 볼멘 소리만 할 처지는 아니다. 자율에 맡겨둔 현실이 어둡기 때문이다. 말로는 상호보완적 파트너 관계라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납품단가를 올리지 못해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변동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일방적인 계약 파기, 접대 요구, 사업영역 침범, 기술 탈취, 인재 빼가기 등 대기업의 횡포가 여전하다는 게 중소기업의 하소연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자발적 참여다. 동반성장은 '상생'의 다른 말이다. 동반성장지수의 영어 명칭이 '윈윈 인덱스(win-win index)'인 까닭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올해 초 "대ㆍ중소기업 상생은 한국 경제의 근간"이라며 "삼성 공동체의 일원이며 경쟁력의 바탕인 협력업체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지난달 신임 임원들과 만나 "이제부터 협력회사와 갑ㆍ을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성장이 곧 대기업의 성장이라는 인식의 전환, 실천의지가 상생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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