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인터뷰
튀니지발(發) 재스민혁명이 이집트를 찍고, 리비아에서 강력한 스파크와 함께 막바지 불꽃을 태우고 있다. 1인독재 치하에서 수 십년씩 침묵하던 시민들이 일거에 분연히 들고 일어섰다는 점에서 시대적 흐름을 탄 피플 파워의 비장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일 중국 심장부 베이징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는 비록 규모는 미미했지만 ‘이제는 중국 차례인가’하는 물음표를 던지는 계기가 됐다. 6-4 톈안먼(天安門)사태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집단시위가 불거지면서 특히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에도 과연 재스민 혁명이 퍼져나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튀니지 국화(國花)인 재스민의 향기가 아프리카와 중동을 거쳐 중국을 넘나들면서 북녘 땅에도 스며들 수 있을지 24일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51)를 만나 진단해봤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6월 탈북자 출신의 교수 기자 의사 작가 엔지니어 등 지식인 300여명을 모아 NK지식인연대(www.nkis.kr)를 설립한 이래 ‘정통한 북한소식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2009년 북한 화폐개혁이나 최근의 북한군 동향 등 북한과 관련된 굵직굵직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 창구가 바로 NK(북한)지식인연대다. 평양 김책공대 출신으로 함흥컴퓨터기술대학과 공산대학에서 교수를 지낸 김 대표는 정보보안 등 IT전문가로 스텔스USB’를 통해 암암리에 한국관련 소식과 문화를 북녘 땅에 전파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튀니지발 재스민 혁명이 이집트를 딛고 리비아로 확산돼 카다피 정권의 생명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북한이 안전지대라 할 수 있는가.
"북한도 안전지대라고 볼 수는 없다. 폐쇄 성향이 강한 북한에서는 내부 통제와 입막음이 잘되고 있지만 최근들어 이집트 리비아 등 튀니지발 혁명 소식이 조금씩 북한 내부로 전해지면서 작은 동요가 일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외부 소식이 북한 주민에게까지 가는 통로가 상당부분 차단돼있고 내부단속이 워낙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작은 동요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는가.
"중국과 인접해있는 평안북도 용천 정주 등에서 지난 16일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전기와 쌀을 달라는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최근에는 북한내부에서 주민과 보안요원간 충돌사례도 여기저기서 전해지고 있다. 근래들어 인민보안부 산하에 폭동진압용 특수기동대를 조직해 내부 소요사태에 대비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또한 요즘에는 ‘말반동’이 많아 일일이 체포하거나 구속하지는 않고 그냥 묵과하는 경우도 많다.“ (계속)
d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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