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조만간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계시키는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IT)과 자동차의 결합을 추진해 '꿈의 자동차'를 만드는 이른바 '스마트카' 전략이다. 국내 글로벌 휴대전화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국내 1위 현대차 간의 제휴는 단순히 두 업체가 손잡은 데서 더 나아가 이종업종간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제휴로 태블릿PC를 탑재해 생산되는 현대차의 차량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연계된다. 자동차 안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거나 다운받은 음악과 영화, TV 프로그램 등을 차 안의 태블릿PC로 이용할 수도 있다.
자동차 마니아인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0년대 초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면서 자동차 산업은 기계 산업이 아니라 전자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현재 자동차 부품 중 40%정도는 전자제품이라고 한다. 실제 다양한 시동ㆍ제어장치와 AV 시스템, 내비게이션에 이르기 까지 자동차는 기계덩어리라기보다 점점 더 전자제품화하는 추세다. 자동차 회사가 전자 제품 개발에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와 전자회사간의 제휴가 확산되는 배경에는 이런 추세가 있다. 도요타는 스마트폰을 자동차와 연결해 오락 프로그램이나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제공하는 엔튠 시스템을 선보였다. 또 르노삼성은 SK텔레콤과 손잡고 휴대폰을 이용한 차량 통제 시스템이 들어간 자동차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간의 제휴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앞으로 두 회사가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면 상대방에 대한 경계감을 풀어야 한다. 2년 전 현대차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를 활용하는 사업이 시작됐지만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양사 간 주도권 경쟁 때문이다. 삼성은 자동차사업을 접은 후에도 자동차전지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깊숙이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는 감이 없지 않았다.
열린 마음으로 손을 잡아야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고 품질과 경쟁력이 올라간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꾀할 시점이란 점에서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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