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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입으론 '민생국회' 뒤에선 '정치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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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 이후 두 달 넘게 국회가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그제 조건 없는 등원을 밝힐 때만 해도 모처럼 국회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여야는 어제 원내대표단이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참 딱하다.


여야는 민생특위를 비롯해 남북관계, 정치개혁 등 5개 특위 구성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특위 위원장 배분과 특위 위원 비율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야당은 특위 위원을 여야 동수로 하자고 한 반면 여당은 의석수 비로 하자고 맞섰다. 구제역 국정조사, 친수구역특별법 등 여당이 예산안과 함께 단독 처리한 5개 법안의 수정ㆍ폐기 등을 둘러싸고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말로는 '민생' 국회를 떠들면서도 속내는 당리당략에만 매달리는 꼴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전월세 대란에 치솟는 물가,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 심각한 청년실업, 영동 지역 폭설 피해 등 국민들이 겪고 있는 당장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하루라도 빨리 국회를 열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법안을 처리해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할 때다. 입지를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첨예한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도 논의가 필요하다. 힘겨루기로 허송할 여유가 없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문을 여는데 웬 조건들이 그리도 많은가. 민생 현안 대책 마련이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한다.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요량이라면 정파적 논리로 유ㆍ불리를 따질 게 아니라 조건 없이 당장 국회를 열어야 한다. 소모적인 정치 현안 논의는 미루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

민주당 손 대표는 오늘 원내 교섭대표 연설에서 "민생은 밑동부터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정치놀음이나 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민생 대책은 겉돌고 있는데도 여당은 개헌 논의에만 몰두하는 모양새가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 나간 민주당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야 모두 '정치놀음'을 접고 말 그대로 민생국회에 매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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