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향후 닥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을 대비해 일본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노하라 나오유키 IMF 부총재는 9일 일본 도쿄에서의 금융감독 및 규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유럽 재정적자 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성장세 둔화와 중소기업과 연계된 부실대출 증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자기자본비율을 올릴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일본 금융업체들은 이미 자기자본을 늘렸지만 핵심 사업의 수익 악화, 국내외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 위기 등 갖가지 위험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며 “현재 존재하는 위험과 새로운 규제를 충족시키려면 완충 자본을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WSJ은 시노하라 부총재의 발언은 일본 은행들이 새로운 자기자본 규제인 '바젤3' 조건을 맞추고 추가 위기를 견딜 만큼 충분한 자본을 확충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일본 금융업계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 은행들이 크게 개선된 분기실적을 발표하고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이 일본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른 선진국 은행들보다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MUFG)은 지난해 4~12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한 5518억엔을 기록했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SMFG)은 같은 기간 순익이 5151억엔으로 전년 대비 두 배 불어났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순익은 전년에 비해 230% 늘어난 4220억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의 수익을 채권 트레이딩 사업 부문 등을 통해 얻었으며, 핵심 대출사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은행들이 수익을 내고는 있으나 일본 경기부진에 따른 대출수요 감소로 전통적인 사업부문인 대출사업에서 수익을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노하라 부총재는 또 "중소기업 도산에 따른 부실대출 증가 위험이 있다"면서 "중소기업 금융사업 위기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막대한 정부부채와 관련해서는 "중기적으로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정부부채를 버텨낼 수 없겠지만, 단기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도 일본이 세계 2위 규모인 1조달러 이상의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으며 일본 국채 대부분을 일본 은행들이 보유한 점을 들며 정부부채가 빠른 시일내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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