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환율과 물가상승 등의 변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최근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주요 수출주를 팔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덜한 철강주와 보험주 등을 사들이고 있다.
9일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설 연휴 이전 수준으로 되밀리며 마감,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올 들어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현·선물 시장에서 보수적인 매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의 상승을 주도해왔기 때문에 이 같은 양상이 이어진다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탄력적으로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 다른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국내 증시 수급개선에 부정적 요소다.
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매패턴의 변화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 약화나 돌발악재에 대한 대비 차원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미국 증시가 양호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발표된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지표도 양호한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 국가들의 긴축 정책과 전저점을 위협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실제 올 들어 선진국 시장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이머징 시장(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을 보면 여타 국가들에 비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편"이라며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자원 부국들의 주가 강세 현상과 국내 증시에서 에너지 철강금속 보험 업종 등이 선전하고 있는 점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과 이로 인한 긴축 강화에 대비하는 투자자들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의 경우 환율이 전저점을 위협하는 상황이라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 악화 역시 우려되는 상황.
우리투자증권은 춘절 연휴로 쉬었던 중국 증시의 재개장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부각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이에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의 영향이 덜하거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보험, 철강금속, 에너지 등)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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