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독일이 새로운 '경제 기적(Wirtschaftswunder)' 시대를 맞이하는가. 경제전문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에서 현재 독일 경제를 '신(新) 경제기적'으로 치켜세웠다. 동시에 수출중심에다 서비스부문이 폐쇄돼 있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독일 경제 현주소와 성공요인, 약점을 짚어본다.
◆순항하는 독일 경제=아일랜드와 그리스가 발 재정 위기가 유럽 경제를 공포에 떨게 한 지난해에도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3.6%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독일의 재정적자는 GDP의 2.5% 수준으로 전망돼 회원국 중 유일하게 GDP 3% 이내인 EU 규정을 준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실업률은 7.4%로 199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IFO)에 따르면 1월 기업신뢰지수는 110.3으로 독일통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독일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6.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년 간 독일 경제실적은 선진7개국인 G7 중 가장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수출이 끌고, 기업문화가 밀고= 독일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한 것은 수출이다. 중부유럽의 값싼 노동력 덕분에 독일 기업들은 생산 측면에서 저비용고효율 구조가 가능했다. 수요면에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필요로 하는 고급자동차·정밀기계 등이 독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2008년 미국이 겪은 자산·신용거품 붕괴가 독일에는 없었고, 공공지출의 엄격한 통제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한 것도 성공적 경제의 밑거름이 됐다. 독일의 독특한 기업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내수 회복 등 따라줘야 '완성'?=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진작과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경제기적은 '절반의 성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가 지나치게 수출 의존적이며 내수 확대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은 미국 등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서방국가들이 지적하는 단골 메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경상수지 흑·적자 폭을 GDP 대비 4% 이내로 제한하자고 제안해 독일의 반발을 샀다. 서비스 부문 비효율에 대한 지적 역시 정부 보호정책 비판과 시장개방 요구로 이어진다. 결국 신자유주의경제 구현을 강화할 것을 독일 정부에 주문하는 시각이 엿보인다.
*'경제 기적'(Wirtschaftswunder)=2차대전 패전의 역경을 딛고 1951년부터 1961년까지 평균 8%의 GDP 증가를 달성했던 서독의 경제 성장을 일컫는 독일어.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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