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기다리던 조정이었을까. 지난주 금요일(21일) 코스피지수가 1.7% 이상 조정을 받자 시장에는 조정을 얘기하는 목소리가 급격히 늘어났다. 크게 보면 상승추세는 유효하지만 한두달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기간조정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의 긴축 우려. 지난해 5월 이후 잊을만 하면 나오는 재료다. 정작 중국시장은 국내시장이 이 우려로 급락한 21일 상승 마감했다. 중국의 긴축은 기본적으로 경기 과열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그만큼 현재 중국경제 상황은 좋다는 얘기다.
이런 확신때문인지 코스피는 중국증시가 올 들어 조정을 받는데도 아랑곳 않고 상승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다 갑작스레 화들짝 놀란 듯 21일 하루 제대로 조정을 받았다. 중국경기에 특히 민감한 자동차, 조선, 화학 등의 낙폭이 컸다.
외국인의 순매도. 20일까지 5일 연속 순매도때만 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연기금이 사고, 주식형펀드에서 빠진 자금은 자문형 랩을 통해 다시 증시에 유입되면서 국내 수급이 소극적으로 바뀐 외국인의 공백을 충분히 메우는 듯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늘리자 국내파 연합전선은 바로 와해됐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도는 비단 국내시장에 한정돼 있지 않다. 최근 지난해까지 꾸준히 사던 이머징 시장에 대한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머징 국가들이 긴축에 나서면서 최근 선진국경기가 이머징 국가들보다 낫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올들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무시됐다. 국내 증시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IT기업들이 선진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여타 이머징 국가들과 차별화된다는 논리가 장을 지배했다.
수면 아래 잠겨 있을때 사람들은 호재든, 악재든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드러나는 순간 마치 새로운 것인양 격하게 반응한다.
시장의 격한 반응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단, 함께 격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라 냉정함을 유지하는 투자자들에게. 1월20일과 21일 사이에 변한 것은 없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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