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달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13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5%에서 0.25%포인트 높인 2.75%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1월에 금리를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을 앞두고 식료품과 채소류 등 생필품 중심으로 물가가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저금리로 인한 자산거품 발생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금통위는 이미 지난 6일 발표한 '2011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물가안정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5.3% 상승해 지난 2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소류는 전년동월대비 41%나 올랐고, 과일도 82.9%나 상승했다. 배추, 무, 마늘 등 주요 밥상채소들이 전년동기대비 100~200%씩 올랐고, 설 차례상에 올를 사과, 배가 70% 올랐다. 감, 귤도 50%씩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지난해 9월 3%를 돌파한 이후 4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목표인 3%를 상회하고 있다.
정부가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주요 생필품들의 가격 인상 억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지만, 미시적 접근만으로는 뛰는 물가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
석유, 구리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10월말 80달러선에서 올해 초에는 90달러로 10% 이상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따른 임금인상 요구 역시 물가상승의 요인이다. 물가상승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5개월 연속 3%를 상회했다.
저금리로 인해 지나치게 풀린 시중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컸다. 지난 12월 주택담보대출은 모기지론양도를 포함시 3조8000억원에 달해 1년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번 통화정책방향에서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금융경제의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중유동성 및 자산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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