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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본부 설치 후 더 확산된 구제역...2년간 공급대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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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약방문식 대응에 지역경제까지 흔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구제역으로 전국이 신음하고 있다. 발생 40여일만에 전국 50개 시·군으로 확대된데 이어 매몰대상 가축수도 130만마리를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가축전염병을 넘어서 ‘재앙’수준에 달했다. 지역경제는 물론 국내 축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제역으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늘고 있다.

정부가 예방접종 지역을 확대하고 종돈과 모돈까지 백신을 투여하고 있지만 초기에 실패한 방역체계로 지금의 확산세를 잡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기다리는 정부, 믿는건 ‘방역’뿐

재난본부 설치 후 더 확산된 구제역...2년간 공급대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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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현재 구제역이 닿지 않은 청정지역은 경남과 전남·북 뿐이다. 그러나 인접한 충남·북 지역에 며칠사이 돼지 구제역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전북의 방역망도 위기에 놓였다.


이에 방역당국은 전북 서해안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나섰다. 하지만 부족한 인력과 약품으로 매몰처분마저 늦춰지고 있어 지금으로서는 방역활동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원인은 구제역을 초기에 진압하지 못한 방역당국의 안일한 태도다. 최초 의심신고 뒤 초기대응에 실패하다보니 4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생후 조치’라는 방역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최초로 확인된 것은 지난해 11월29일이지만 의심신고가 접수된 날은 23일이다. 무려 엿새간 의심신고 지역에서 무방비상태로 한우와 차량이동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농심품부는 이 사이 이동한 한우와 차량들은 이번 구제역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최초 의심신고 지역을 초기에 관리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백신 접종 시기를 제때 판단하지 못한 탓도 있다. 매몰처리를 통한 방역에도 불구하고 전염이 확산될 때 백신이 투입된다는 것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설명이지만 늦춰진 접종으로 효과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심각으로 격상… ‘더 심각해진’ 구제역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지역은 6개 시·도 50개 시·군으로 매몰대상 가축수만 3305개 농장 128만2345마리다.


정부가 위기대응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본부’를 설치한지 보름여만에 매몰대상 가축수가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중대본 설치후 마련된 대책 가운데 눈에 띄는 것도 없다. 가속도가 붙은 구제역 확산에 인력과 약품수급에 더욱 급급해졌을 뿐이다.


실제 이같이 허술한 대책은 지난 7일 진행된 농림수산식품위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 장관이 내놓은 대책은 “향후 구제역 확산추세 등을 고려해 예방접종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것뿐이었다.


부족한 매몰지에 대한 우려에도 “주변 국공유지와 기타 매몰지를 선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제도적으로 매몰지를 먼저 선정해놓는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체계만 언급했다.


◇지역경제 ‘뿌리째’ 흔들


지금까지의 매몰처리 대상 가축수 130여만 마리는 전국 가축의 9% 수준이다. 돼지의 경우 10마리 가운데 1마리가 땅에 묻혔으며 소 역시 4% 가량이 매몰처리됐다.


피해액은 매몰가축에 대한 보상비를 비롯해 매몰지역의 상수도 설치와 방역비 등 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된 예비비 4500억원은 턱없이 부족해 추가 예산 확보가 시급해졌다.


또한 중대본 설치 후 보름 사이 피해보상 금액이 5배 가까이 늘어난 점을 감안했을 때 추가피해액 급증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특히 국내 축산업계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경북 일대의 한우농가는 기반을 잃었고 강원 일대는 지역 이미지 회복에만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아울러 돼지산업 기반의 중심으로 평가받던 경기도 역시 이번 구제역으로 최소 2년간은 평년 출하물량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이밖에 방역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때 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전체 동원인력 중 26%에 달하는 5645명의 공무원이 현장에 투입된 상황으로 이중 30여명은 방역 과정에서 과로로 쓰러지거나 부상을 입어 공상처리가 진행되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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