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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슈퍼판매 여론에 제약사들 '촉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6초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소화제 등 상비의약품을 소매점에서도 팔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각 제약사들의 주판알 굴리기가 한창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일반약 슈퍼판매를 거론한 후 찬반 논의가 활발하다. 제약업계는 대체적으로 '마다할 이유는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판로확대시 광동ㆍ동아제약 등 수혜 =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제약사는 광동제약, 동아제약, 일양약품 등으로 타 제약사와 달리 약국 외 유통망을 자체 확보한 업체들이다.


광동제약의 경우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일반 음료를 팔면서 강력한 소매 유통망을 갖췄다. 동아제약도 자회사 동아오츠카를 통해 소매점 판매에 즉각 나설 수 있다. 쌍화탕, 박카스 등 인지도가 높은 일반의약품은 슈퍼판매가 허용될 경우 큰 폭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일양약품 등 드링크류를 보유한 회사들도 유통망 확보 차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유통망이 없다고 시장진출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시장에 진출할 것이 분명하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큰 제품을 중심으로 대기업과 제약사가 협력하는 모습의 사업형태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제약사로는 활명수의 동화약품이나 훼스탈의 한독약품, 펜잘의 종근당, 겔포스의 보령제약 등을 꼽을 수 있다.


◆구매 편리해진다고 매출 늘어날까=반면 제도 개선의 수혜는 일부 제약사에 국한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의약품의 특성상 '구매의 편리함'이 곧 '매출 증대'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의미에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소매점 유통 경험이 없는 제약사들 입장에선 당장 약국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박카스 등 드링크 제품은 판매처가 다양해지면 매출이 올라가겠지만, 질병치료 의약품을 슈퍼에서 판다고 매출이 급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큰 호재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적어도 손해볼 일'은 아니란 얘기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제도 개선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지 못하는 데는 다소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 작은 이익에 욕심을 내려다 본의 아니게 약사단체와 각을 세울까 두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개정이 이뤄진다 해도 '기다렸다는 듯' 시장진출에 나서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단기간 내 시장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사들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그렇지 않은 일반의약품을 8:2 정도의 비율로 생산한다. 일반의약품 시장규모는 지난해 2조∼3조원 쯤으로 추산된다.


일반의약품 중 해열제나 소화제, 지사제, 드링크류 등이 슈퍼판매 논의에 주로 등장하는 데 이를 위해선 약사법 개정이 필수다. 다수의 소비자ㆍ의료계 단체는 찬성을, 약사 단체는 반대한다. 열쇠를 쥔 보건복지부는 '중립'을 표방하나 전통적으로 '반대' 쪽에 기울어져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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