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뉴욕 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한 주택 경기 및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내년에도 지속돼 전반적인 소비 심리와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연말 특수로 인한 소매 판매가 '반짝' 증가했다는 소식이 유일한 호재로 작용했으나 상승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0.51포인트(0.18%) 오른 1만1575.54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0.97포인트(0.08%) 오른 1258.51에 마감된 반면 나스닥 지수는 4.39포인트(0.16%) 하락한 2662.88을 기록했다.
◆주택 경기가 美 경제 회복 발목 잡나=미국의 10월 대도시 주택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오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부동산 경기가 내년 미국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이날 미국 주요 2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10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했다.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하락 폭을 컸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0.2% 하락)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옐레나 슐야트예바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공급 우위가 지속되면서 내년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20개 도시 중 18곳의 10월 주택 가격이 떨어졌다. 애틀랜타가 2.1% 하락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고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도 각각 1.8%씩 내렸다. 덴버와 워싱턴만 상승세를 보였다.
◆고용 불안 우려도 재차 부각=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를 통해 살펴본 바에 따르면 고용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도 급랭하는 분위기다. 이날 미국 콘퍼런스보드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2.5를 기록해 전원(54.3)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 고용에 대한 우려는 확산 추세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46.3%에서 46.8%로 0.5%포인트 높아진 반면 일자리가 충분하다는 응답자는 4.3%에서 3.9%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 소매 판매 급증..유가 91달러 돌파=연말 세일 시즌(11월5일~12월24일) 미국의 소매 판매(자동차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5840억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고 유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49센트 오른 배덜당 91.49달러에 마감돼 지난 2008년 10월 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발 한파가 석유 수요를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 외에도 미국의 연말 특수 소매 판매 급증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오일 아웃룩스앤오피니언의 칼 래리 회장은 "유가가 90달러대에 안착할 것이며 내년에는 100달러를 넘어서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으며 특히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스위스프랑의 달러화에 대한 가치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2월물 금은 22.70달러(1.7%) 오른 온스당 1405.60달러를 기록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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